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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정이현의 소설을 처음 만났다.  

지금 정이현은 그때보다 훨씬 부드러운 글쓰기는 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성숙했던 소녀는 더이상 처녀성에 집착하지 않았고, 남자에게 기대지 않는다.

다만, 그녀들은 외로워 할 뿐이다. 외로움을 알게된 여성은 단지 사랑에 굶주려 있는지도 모른다.  

분명 정이현의 여성들은 전의 소설보다 성장했다.

제도와 제도 속에 갇혀, 이 제도에 답답해 하고, 때로는 그 억압적 제도 속에서 사회속에서  반항도 할 줄 알게되었다.

소녀는 여성이 되었고, 여성은 이제 사랑을 알게 되었다.

타자로만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을 팜므파탈의 강력한 형태로 그려내던 이 젊은 소설가도 이제 세상의 이야기를 정면이 아니라 돌려 말할 줄 알게 되었다.

소설가에게도 시간이 흘렀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이기적인 그녀들은 이제 착하고 일 잘하는, 사회를 순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성으로 변모했다.  더이상의 악녀는 없다는 듯.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

 

정이현의 여성들은 달콤한 혹은 악취나는 이중적인 도시에서, 살고 있다.

아마 이 도시를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를 숨긴채 나를 대하는 그들과 함께 말이다.  

사랑하고, 아파하고, 헤어지고, 사랑 속에도 고독이 있다고 말하는 그녀들의 도시는 진정으로 달콤한걸까?

나도, 은수처럼 하트형 목걸이를 나에게 선물해야겠다. 비싸다면, 하트라도 선물해야겠다.

달콤한 그녀들의 도시에 살고 있는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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