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의 페이지는 초기 아동기에서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된 페트리접시입니다. 페이지는 인지적, 언어적 반복과 재연에 물리적 실체를 부여하지요. 그럼으로써 그 페이지 위의 이미지와 개념에 반복적으로 필요한 노출을 제공합니다. 이런 것이 아이의 배경 지식을 구축하는 최초의 입력 값들이지요. 저는 아이들이 사용자와 늘 조금은떨어져 있고 약간은 대용품 같은 스크린을 접하기 전에 책의 물리적,
시간적 존재감을 먼저 체험했으면 합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 너무나 빠르게 인지적으로 전자 기기에 내맡겨진 채로 끊임없이 화면에•빠지게 된다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에 앉아 그 사람이 자신에게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목소리를 듣는 체험은 누릴수없게 되지요.
앤드루 파이퍼와 나오미 배런이 주장하듯이, 읽기는 어린아이들의- P203
뇌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닙니다. 온몸에 관계됩니다. 아이들은 책을보고 냄새 맡고 듣고 느끼지요. 모든 것을 받아주는 부모 덕분에 아이들은 책의 다양한 것들을 맛봅니다. 그런 부모의 무릎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스크린으로는 그럴 수가 없지요. 아이가 입으로 아이패드를 무는 것이 책을 무는 것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는 것은 뇌신경에 최선의 다중감각적, 언어적 연결이 구축되도록 도움을 줍니다. 이것은 피아제가 아동의 인지 발달과정에서 감각운동 단계라고 이름 붙인 기간에 일어납니다.
둘째, 지난 몇 년간 발달심리학자의 연구들을 보면, 아이들의 양육에 사용된 다양한 전자 기기들에 부가기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두 살 전후의 초기 언어 발달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언어적 입력을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인 아이가 언어를 찾아 쓰는 데도 더뛰어났습니다. 그런 사실은 직관적으로도 알 수 있지요. 비인간적인매체를 통한 입력은 한 걸음 떨어져 있는 데다가 특정한 아이 한명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그런 매체가 아이의주의를 끌지는 몰라도 아이의 시선이나 귀에 정확히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는 드물지요. 아주 어린 아이들의 세계에서 우리 인간은 더중요해집니다. 그 사실을 굳이 입증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P204
좀 더 정신이 번쩍 들게 말하자면, 21세기미국 아동의 불과 3분의 1만이 충분한 이해력과 속도로 글을 읽을줄 안다는 이야기입니다. 4학년 시기는 읽는 법을 배우는 단계에서읽기를 사고와 학습에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단계로 넘어가는 마지노선입니다. 미래의 학습력이 이 시기에 달려 있지요.
더욱 충격적인 점은 아프리카계나 라틴계 미국인 아이들의 절반가까이가 4학년 시기에 읽기 능력이 능숙하기는커녕 ‘기본적인 수주도 못 된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이 읽은 내용을 충분히이해할 정도로 글을 해독하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이것은 그 후에 배울 수학 등의 다른 과목을 비롯한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줍니다. 저는 이 기간을 ‘미국 교육이 사라지는 구멍‘이라고 부릅니다. 아이들이 이 기간에 원활하게 읽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모든 교육적인 목표가이 아이들에게는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이때 많은 아이들이 꿈을 이룰 희망도 거의 품지 못한 채 낙제생이 되고 맙니다.
미국의 모든 주에 있는 교정국들이 이 사실을 잘 압니다. 많은 교정국이 3~4학년생의 읽기 능력 통계를 토대로 장래에 필요한 교도소의 침상 수를 예측하지요. 전 CEO이자 자선사업가인 신시아 콜- P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