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들꽃님의 서재

193~4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재킷 주머니에서 작은 공책을 하나 꺼내 들고 머리에 떠오르는 포부들을 몇 개의 문장으로 적는다. 과거에는 대부분 수동적인 태도로 마트와 메츠의 소장품들을 일종의 보이지 않는 눈으로 관찰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태도를 취할 수 있을것 같다. 예술을 흡수하는 데 오랜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그러는 대신 예술과 씨름하고, 나의 다양한 측면을 모두동원해서 그 예술이 던지는 질문에 부딪쳐보면 어떨까? 미술관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덤벼볼 만한 가치가 있는숙제 같다. 예술을 경험하기 위해사고하는 두뇌를 잠시 멈춰뒀다면 다시 두뇌의 스위치를켜고 자아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206쪽. 너무 많은 방문객들이 메트를 미술사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면서 예술에서 배우기보다는 예술을 배우려한다. 또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는 모든 정답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있고,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이 감히 작품을 파고들어 재량껏 의미를 찾아내는 자리가 아니라고 넘겨짚는다. 메트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나는 이곳의 주된 역할이 미술사 박물관이 아니라는걸 더욱 확신하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심 영역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지하무덤까지 내려가고, 그 둘 사이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란어떤 느낌이고 무엇을의미하는지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그런 것에 관한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나는 우리가 예술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가까이에서 이해하려고 할 때 비로소 예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믿는다. 저 아이들이 과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그러기 위한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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