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
인간은 지구의 먹이사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들 하나하나의 역량이 뛰어나서라기 보단, 집단으로 존재할 경우의 시너지 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맹수의 송곳니, 조류의 날개, 심지어 어류의 아가미조차 가지지 못한 인간은 전두엽을 통한 이성적 사고를 기반으로 수천 년을 상호작용한 결과, 현 문명을 이룬 것이다. 점차 고도화되어 가는 인간 문명에 있어 단 하나의 위험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보다 더 똑똑한 존재가 아닐까? 수십억의 인류를 합쳐 놓은 것보다 더 지적인 존재가 아닐까?
인공지능에 대한 몇몇 명사(名士)들의 걱정은 언론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것들 중에 하나다. 너무 경우의 수가 많아 인간을 이기는 데 몇 십 년은 더 걸릴 거라고 봤던 바둑을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이겨버렸고,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인공지능들은 인간의 혐오 발언들을 학습하거나 심지어 자기네들끼리의 언어를 만들어 소통한다는 기사들이 대서특필 된다. 이런 경향을 비추어볼 때 언젠가 매트릭스처럼 우리를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그러던 차에 접한 책이 노무라 나오유키 교수의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다.
저자는 일단 인공지능에 대한 세간의 우려부터 불식시키고 시작한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아득히 초월할 것이라는 특이점(Singularity)은 우리 생에서는 보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알파고 같이 현재 유명해진 인공지능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약한 인공지능’이자 ‘전용 인공지능’이고, 스스로 학습하며 결과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할 수준까지 이를 ‘강한 인공지능’이자 ‘범용 인공지능’의 경우엔 막 걸음마를 뗀 정도이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생각하여 인간을 위협할 수준으로 발전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노무라 나오유키 교수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작용은, 인공지능 그 자체의 결점과 폭주 때문에 발생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보단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인해 과거 단순반복과 계산을 통해 유지되던 사무직들이 소멸하고 인간은 로봇이 할 수 없는 창조적인 일들을 전담하게 되면서 발생될 ‘산업 구조조정’을 예견한다. 과거 마르크스가 전망했던 ‘기술의 발전을 통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인공지능으로 인해 성취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인공지능을 소유한 거대 다국적 기업이 인공지능을 통한 성과를 대중에게 나눠줄까 하는 것은 미지수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산업계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대책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하는데, 4차 산업혁명 이후 더 이상 사람들이 노동의 주체가 아니게 되어 버린 사회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대비할 필요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유비쿼터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부침을 거듭했던 기술적 결과물들과 결을 같이하진 않을까 하는 염려도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과거 80년대에 마케팅적인 수사로 붙었던 인공지능과 달리, 뛰어난 연산 속도와 빅데이터를 기반한 지금의 인공지능은 ‘진짜’라고 말한다.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인공지능 분야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 또한 이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한 하나의 필수 능력 중 하나에 들어가지 않을까? 전문 연구가처럼 관련 이론과 세부 사항을 체화할 필요는 없겠지만,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와 활용해보고자 하는 도전 정신이 없다면 어느 비즈니스 영역에서든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새 우리 앞에 불쑥 다가와 자신과 함께 해주기 바라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준비가 필요하다.
p.417-418 ‘왜?’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완전히 기계의 부품으로서 취급되는 직장이 아닌 한, 어떤 업계나 직종, 지위에서도 살아남는다. 그리고 순수하게 ‘왜?’라고 물을 수 있도록, 주어진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좋은 환경이나 성과물을 만들려는 인간다운 동기 부여를 스스로 키우는 것이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서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