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미증유의 서재
  • 위대한 개츠비 (양장)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13,320원 (10%740)
  • 2017-04-05
  • : 169
위대한 개츠비 제목이 분명 ‘위대한 개츠비’이건만, 소설 내내 개츠비란 인물의 위대한 점보다는 의문스러운 점만 부각이 된다. 모든 것이 ‘닉 캐러웨이’라는 1인칭 관찰자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까닭도 있고, J. 개츠비, 혹은 제임스 개츠라는 이 인물 자체가 상당히 미스터리하게 보이도록 작가가 설정해놓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식상 이해하기 힘든 여러 개츠비의 ‘찌질함’을 비난하기 앞서, 닉 캐러웨이의 아버지가 했던 말을 되짚어 본다. 과연, 개츠비는 어떤 불리한 점이 있었던 걸까? 반대로, 개츠비가 혹여나 그의 삶 속에 ‘위대함’이 있다면 과연, 그는 어떤 이점을 누리고 있었던 걸까? 개츠비는 1차 세계대전에 소령으로 복무했던 미국인이다. 그는 거대한 전쟁 이후, 붕괴된 기존 질서 하에서 자신의 과거 허접했던 배경을 감추고, 어떤 비밀스러운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하게 된다. 하층계급임에도 그가 미군 소령 출신이라는 점과 젠틀하고 매력적인 인상을 지녔다는 것은 그의 성공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가 부자가 된 다음 한 일은? 파티를 여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오도록, 그래서 그의 성공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그 과정 하에서 옆집 살던 닉 캐러웨이도 개츠비를 찾아가게 된 것이다. 누구한테나 정중하고 매력을 뿜어대는 저택의 주인 개츠비. 그러나 그의 본심은 따로 있었다. 유명 골프 선수 조던 베이커, 그리고 닉 캐러웨이를 거쳐 개츠비는 5년 동안 찾아마지 않았던 그의 사랑, 데이지를 다시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나자마자 다시금 불타는 사랑을 느끼는 둘. 다만, 그녀에겐 불륜을 일삼는 남편과 그녀를 쏙 닮은 딸이 있다는 장애물이 있었다. 하지만 개츠비는 상관없었다. 그는 그녀를 찾겠다는 일념만으로 현재의 저택으로 이사 왔고 그 후에도 그녀가 이 저택을 찾아줄 때까지 천천히 기다려왔다. 그러나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다시 마주한 순간, 더 이상 그의 행복을 미루려고 들지 않는다. 아주 강렬하게 온몸을 던져왔던 환상이 현실이 될 기회가 그에 앞에 펼쳐진 것이다. 그렇다면 제목의 ‘위대한 개츠비’는 실은 소설적 재미를 위해 축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실은, ‘위대한 개츠비(의 사랑)’이 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연인을 5년이나 기다리는 끈덕짐, 다시 만난 연인에게 돌진하는 단호함, 그리고 그 연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순애보에 가슴이 뛴다면 우리 모두 가슴 한 켠에 개츠비를 품고 있는 것이다. 고로, 개츠비의 위대함을 찾는 여정은 우리가 꿈꾸는 로맨스의 위대함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p.15 "네가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질 때에는 언제든……" … "이 세상 사람들 전부가 네가 지녔던 이점을 누렸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하렴."
p.85 그는 이해한다는, 이해한다는 그 이상을 담아 웃어 보였다. 그것은 인생에서 네댓 번 접할 수 있을까 말까 할 영원히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기 드문 미소 가운데 하나였다. 그것은 한동안 외부 세계 전체를 향해 있다가-또는 향해 있는 듯하다가-그런 다음 ‘당신 편‘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편견으로 상대에게 집중하는 미소였다. 그것은 단지 당신이 이해 받고 싶어하는 만큼만 당신을 이해했고, 당신이 스스로를 믿고 싶어 하는 만큼 당신을 믿었으며, 그리고 당신이 최선을 다해 상대에게 전달하기를 희망했던, 당신의 그 인상을 정확하게 이해했다는 것을 당신에게 보증해주는 그런 미소였다.
p.158 내가 작별 인사를 하러 갔을 때 나는 개츠비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다시 나타난 것을 보았는데, 마치 그가 현재 누리고 있는 행복의 가치에 대한 옅은 의심이 일어난 것 같았다. 거의 오 년이었다! 심지어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꿈의 일부를 혼란스럽게 했다 해도 틀림없이 그것은 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환상이 가진 거대한 생명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그녀를 넘어서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창조적 열정을 가지고 그 자신을 환상 속에 던졌고, 계속해서 더해 갔으며, 그의 길 위에 표류된 모든 빛나는 깃털로 그 환상을 장식했던 것이다. 아무리 많은 불길과 새로움으로도 한 남자가 자신의 유령 같은 마음에 축적하려는 것에 도전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p.241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에 대해 자네에게 표현할 수 없을 것 같군, 친구. 나는 심지어 한동안 그녀가 나를 차 버리기를 바랐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네. 그녀 역시 나를 사랑했었기 때문이지. 그녀는 내가 그녀와 다른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었네……. 그래, 거기에 내가 있었네. 내 야망과는 멀어진 채 매순간 사랑에 빠져들었고, 갑자기 모든 게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지.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그녀에게 들려주며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과연 해야 할 대단한 일이 무엇이 있었겠나?"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