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철학클럽은 평생직장 보장학교에 입학한 마일로와 친구들의 이야기다.
부모님들 사이에서 인기 1위인 평생직장 보장학교.
그런데 이 학교, 뭔가 이상하다. 지내면 지낼수록 생각보다 더 이상하다.
스마트 워치, 의자, 교복 등의 최신 시스템으로
아이들을 제어하고 빈틈 없이 짜여진 규칙과 규율에 맞춰
모든 학생들을 통제하며 획일화하고 있다.
그 모든 상황이 이상한 마일로는 교장선생님 수업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다가 모범교육생들에게 쫓기게 되는데!
도망치다가 우연히 들어간 비밀의 정원에서
철학선생님이었던 어설라 선생님을 만난다.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점점 더 철학적 사고를 하게 되는 마일로.
그 시간에 유일하게 마음의 안정을 느낀 마일로는
친구들과 함께 어설라 선생님에게 계속 철학을 배우기로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리듀콘 6000의 존재와
며칠 동안 사라졌다가 좀비처럼 변해서 돌아오는 학생들.
과연 마일로는 이 이상한 학교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6학년, 열세 살 아이와 부딪히는 일이 종종 생기고 있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그날의 해야 할 일을 잘 하고
(대부분 숙제, 대부분 자의 반, 타의 반이지만) 말도 잘 듣는 '편'이지만,
매우 주관적인 '엄마'의 눈으로 볼 때는 아쉬운 게 많다.
아쉽다는 것은 결국 '하라는 것을 바로 하는 것'에 대한 문제인데,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서 서로의 의견이 달라지는 일이 더 많아질 거다.
아무래도 엄마의 '생각'에 따르기만 하던 나이가 이미 지나고,
자신만의 '생각'이 생기고 스스로 선택하는 시기가 되었으니까.
그걸 잘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대체 왜! 하라는 대로 하지 않는 거지?'
'내 말만 잘 들으면 될 텐데!'라는 통제의 마음이 생겨난다.

이런 마음을 가진 내가 '미스터리 철학클럽'을 읽다 보니,
'평생직장 보장학교'의 교장선생님과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너무도 이상한 학교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지금의 아이들이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부모들이 가지고 있을
내 아이가 차분하고 순종적이길 바라는 마음,
무엇보다 학습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
원장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돌아보게 된다.

어설라 선생님은 마일로에게 철학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해준다.
철학이란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는 일이야. 우리가 확실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품는 것이자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려는 시도이지. 그건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하고 있는 시도 중 하나이고. 또 철학이란 그 어떤 것도 사실이라고 짐작하지 않는 거야. 우주의 법칙이나 우주가 어디에서 왔는지에서부터,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까지 모든 것이 철학의 주제가 될 수 있어. 하지만 단순히 놀라워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기도 해. 놀라워하는 마음, 궁금해하는 마음, 열린 마음으로 우리가 처하는 상황들이 얼마나 희한한지를 바라보는 데서 바로 처락이 시작되거든. p.78
철학이란 수수께기 같은 우리의 존재를 궁금해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어. 우리가 아직 모르는 깊고 깜깜한 곳들을 탐색하고 싶어 하는 일. 그리고 철학은 겸손한 마음이라고도 할 수 있어. 이미 세상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짐작하지 않는 마음이니까 겸손한 것 아니겠어? 또한 철학은 열린 마음이지. 모든 게 우리의 생각과 아주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마음 말이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생각하게 해 주는 도구야. 철학적 질문들의 답은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안 나오니까 말이야. p.83


여전히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철학'은
어설라와 마일로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나의 태도를 조금 더 돌아보고 정비할 수 있게 해준다.
내가 느낀 이러한 마음을 아이도 느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 이러한 태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자신을 가꿔갈 시간이 많으니까~
조금씩 천천히 함께 '생각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철학'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지.
※이 글은 비룡소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