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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Child님의 서재
  • 이빨 자국
  • 이언 랜킨
  • 11,700원 (10%650)
  • 2016-08-03
  • : 124


타탄 느와르의 대명사인 스코틀랜드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언 랜킨(Ian Rankin)"이 1992년에 발표한 "존 리버스"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이빨 자국(Tooth and Nail/Wolfman)"입니다. 이 작품 "이빨 자국"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존 리버스" 시리즈는 이 이후로 서서히 명성을 쌓아올리게 되고 작가 "이언 랜킨"은 영국을 대표하는 범죄소설 작가된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영국 런던에서 울프맨이라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합니다. 범행수법의 잔인함 그리고 별다른 단서조차 없는 상황에서 런던 경찰청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경찰청에 도움을 요청해 "존 리버스" 경위를 런던으로 불러옵니다. 얼떨결에 런던으로 가게 된 "리버스" 경위는 런던 경찰들의 무시 속에 울프맨을 쫓는 수사에 합류하게 됩니다.


울프 가 E1.

경찰이 킬러를 울프맨이라고 부르는 이유였다. 그의 흉포한 범행 수법이나 현장에 남겨진 이빨 자국 때문이 아니라 이 골목이 바로 그가 탄생한 곳, 그가 처음으로 범행을 벌인 곳이기 때문에. 울프맨의 행방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했다. 그보다는 이 도시의 천만 개 얼굴 중 누구라도 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더 중요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 리버스가 조수석 문을 열며 말했다.

"킬모어 가." 플라이트가 대답했다. 아이러니한 거리 명에 두 남자의 시선이 마주쳤다.


런던의 울프가에서 시작된 연쇄살인은 점차 런던을 경악하게 만듭니다. 희생자들의 복부에 이빨 자국을 남기는 이 범인을 런던 경찰들은 울프맨으로 부르고, 스코틀랜드에서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한 경험이 있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경찰청의 "존 리버스"경위를 런던으로 협조차 불러옵니다. 자신이 무슨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던 "리버스"는 런던 경찰들이 자신에게 실망하고 다시 돌려보낼 때까지 어떻게든 견뎌보기로 결심하고 런던으로 향합니다. 도착하자마자 런던 경찰들의 무시를 받기 시작하는 "리버스"경위는 런던 경찰청의 "조지 플라이트" 경위와 함께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되짚어 수사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울프맨의 살인은 계속되고, 갑자기 나타난 미모의 심리학자 "리사"가 건네준 프로파일링을 읽은 "리버스"는 언론을 통해서 울프맨을 도발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울프맨은 항상 경찰보다 한발 앞서 갑니다.


"그런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명심해요. 여기는 런던입니다. 스코틀랜드가 아니라. 여기선 한낮에 버스를 타는 것도 위험합니다. 한밤중의 예선로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런던 사람들은 너무나 둔감합니다. 눈에 뭐가 씌었는지. 당신과 난 절대 그러면 안됩니다. 하지만 가끔 한잔하는 건 괜찮죠. 자, 갈까요."


희생자의 복부를 물어서 이빨의 흔적을 남기는 연쇄살인범 울프맨을 쫓는 "리버스" 경위의 이야기를 그린 "이빨 자국"은 초창기 "리버스" 시리즈에서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리즈로 만들 생각 없이 써낸 첫 번째 작품 "이와 손톱"과 그나마 낸 책 중에 평이 좋던 첫 번째 작품 덕에 써낸 두 번째 작품 "숨바꼭질" 이후 출간한 이 작품 "이빨 자국"에서 작가 "이언 랜킨"은 현대 범죄소설, 경찰소설의 기본기를 확실하게 터득했습니다. 덕분에 시리즈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슬슬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후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이 울프맨 사건이 간간히 언급되며 중요한 사건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리버스"는 얼떨결에 연쇄살인 사건 전문가가 되어버린 형사이면서 전 남편, 아버지 그리고 이방인의 위치에 서 있습니다. 런던 경찰들에게는 스코틀랜드 촌놈 취급을 받으며 수사를 진행하랴 프로파일링보다는 심리학자와의 데이트에 더 관심을 쏟고 딸의 양아치 남자친구를 보고 욱하는 감정을 느끼는 여러 서브 플롯들은 나중에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울프맨과의 마지막 대결까지 안내하는 탄탄한 길이 됩니다. 거기다 작가 "이언 랜킨"은 여러 떡밥들을 뿌리면서 마지막 대결 전까지 울프맨의 정체에 대해 독자들을 헷갈리게 만듭니다.


침착해, 존. 급할수록 돌아가야 해. 그의 아버지는 늘 그렇게 말했었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급한데 왜 돌아가라고 해?


그동안 국내에 출간된 시리즈 두 권에 비해 이 작품 "이빨 자국"은 월등한 재미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현재 "이언 랜킨"이 누리고 있는 명성에 못 미치는 미완의 모습이 곳곳에서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이전까지 여러 장르를 오가며 중심을 못 잡던 작가의 범죄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계기가 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티격태격하다 우정을 쌓게 되는 타 지역 형사들 이야기나 연쇄살인범의 과거 이야기 등 이런 장르에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들을 어느 정도 감안하신다면 꽤 흥미로운 독서를 즐기실 수 있으실 겁니다.


리버스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조차도 자신이 왜 그랬는지 알지 못했다. 그놈의 자존심 때문인가? 그깟 빌어먹을 자존심 때문에? 축구 경기장에서 국가로 <스코틀랜드의 꽃>이 흘러나올 때 성인 남자들이 눈물짓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에게는 할 일이 있었고, 어떻게든 그걸 해결해야만 했다. 실력보다 야망을 우선시하는 스코틀랜드 축구팀처럼. 그래, 이게 바로 나야. 실력보다 야망이 앞서는. 나중에 내 묘비에 그렇게 새겨달라고 해야겠어.


이 작품 "이빨 자국"에는 작가 "이언 랜킨"의 런던에 대한 애증이 상당히 많이 담겨있습니다. 이 작품을 출간하기 전까지 4년간 지내다가 정리한 런던 생활에서의 느낀 여러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작가가 몇 번 언급한 적이 있기도 합니다. 다음 작품 "Strip Jack"에서는 "존 리버스"가 다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돌아가 자신의 나와바리에서 활약을 한다고 합니다.

"존 리버스" 시리즈가 국내에서 첫 권부터 출간되는데 순서대로 읽어가시면 현대 범죄소설의 거장이 성장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소설이기도 하니 하루 날 잡아서 에어컨 밑에 편하게 앉아 읽으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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