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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Child님의 서재
  • 파인더스 키퍼스
  • 스티븐 킹
  • 13,500원 (10%750)
  • 2016-06-27
  • : 1,389


이런 저런 수식어가 더 이상 필요없는 작가 "스티븐 킹(Stephen King)"이 2015년에 발표한 "빌 호지스"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 "파인더스 키퍼스 : 찾은 자가 갖는다(Finders Keepers)"입니다. 작가 "스티븐 킹"의 생애 첫 탐정소설이자 범죄소설이었던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출간 즉시 큰 히트를 하며 에드거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후속작인 이 작품 "파인더스 키퍼스" 역시 CWA 골드대거 롱리스트에 올려놓았습니다. 정말 엄청난 작가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대문호 "존 로스스타인"의 집에 삼인조 강도가 침입합니다. 그들은 "로스스타인"을 죽여 버리고 집안 금고에 있던 현금과 이 천재작가가 은둔하는 동안 이야기를 기록한 노트들을 훔칩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작가의 육필원고가 담긴 노트를 원했던 삼인조 중 한명인 "모리스 벨러미"는 나머지 둘을 죽이고 사건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기 위해 돈과 노트들을 트렁크에 넣고 자신만이 아는 곳에 묻어버리지만, 어이없는 사고를 쳐서 감옥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한 소년이 그 트렁크를 발견하게 됩니다.

 

"당신은 미국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을 창조해 놓고 똥칠을 했어. 그런 짓을 하는 인간은 살아 있을 필요가 없지."

달콤한 깜짝 선물처럼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쓴 글을 한 단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다는 뜻이로군."

 

1978년,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채 18년 동안 은둔하던 "존 로스스타인"이 집안에 침입한 강도들에 의해 목숨을 잃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도들의 일원처럼 보이는 두 명의 시체 역시 발견되지만 죽은 작가의 금고에 보관되어 있던 돈과 육필원고는 영영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0년, "피터 소버스"라는 소년이 돈과 노트가 들어있는 트렁크를 발견합니다. 취업박람회에서 어떤 미친놈이 메르세데스를 몰고 질주한 덕분에 사정이 힘들어진 부모님을 위해 그 돈을 쓰기로 결심한 "피터"는 익명으로 4년 동안 집에 돈을 부치고, 점점 부모님 사이의 관계와 집안 분위기가 예전으로 돌아옵니다. 그 사이 엉뚱한 사고를 쳐서 종신형을 살고 있던 "모리스 벨러미"가 가석방을 하게 됩니다. 그는 오래전 자신이 좋아하는 시리즈의 주인공을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작가를 죽인 남자입니다. 오로지 "로스스타인"의 발표되지 않은 작품을 독점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오랜 감옥생활을 버텨온 "모리스"는 트렁크가 텅 비어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게 됩니다. 그 무렵 노트 중 몇 권을 팔기로 마음먹은 "피터"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오빠의 상태가 심상치않음을 느낀 "피터"의 여동생 "티나"의 의뢰로 "빌 호지스"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게 결정적으로 네가 오해한 부분이야. 훌륭한 소설가는 등장인물들을 선도하지 않아. 그냥 따라가지. 훌륭한 소설가는 사건을 만들어내지 않아. 벌어지는 사건을 주시하다가 목격한 그대로 기록하지. 훌륭한 소설가는 자기가 신이 아니라 비서라는 걸 알아."

 

메르세데스 살인마 사건을 해결한지 4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되는 이 작품 "파인더스 키퍼스 : 찾은 자가 갖는다"는 작품과 그 속의 캐릭터에 집착하며 애증을 넘어선 광기에 휩싸인 한 독자가 벌인 끔찍한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마치 "미저리"의 또 다른 버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문호의 육필원고를 가지기 위해 살인마저 서슴없이 저지른 남자는 감옥으로 가게되고 시간이 흘러 문학에 조금씩 눈을 뜨던 한 소년 앞에 그 육필원고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전직 형사 "빌 호지스"가 끼어들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치 아우토반을 달리듯 쉼 없이 전개됩니다. 전작인 "미스터 메르세데스"와 비교하자면 추리소설 보다는 스릴러소설의 요소가 강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대작가의 미공개 육필원고와 "모리스", "피터"의 이야기는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와 "골룸", "프로도"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심지어 범죄소설의 중심이어야 할 캐릭터인 탐정 "빌 호지스"는 살짝 주변인의 자리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물론 "빌 호지스"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에 가속도가 붙기는 하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중심축은 작가와 작품을 대하는 두 인물 "모리스"와 "피터"의 이야기입니다.

 

로스스타인이 글을 쓰는 동안 내다보았을 산들이 보이는 그곳에서 공책을 읽는 거다. 그러면 소설의 둥근 맛이 느껴지지 않겠는가. 맞다, 그리고 소설의 위대한 점이 그것이다. 둥글다는 것. 결국에는 모든 게 균형을 찾는다는 것.

 

제목인 "파인더스 키퍼스"는 부제처럼 찾은 자가 갖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빌 호지스"가 "홀리 기브니"와 함께 차린 탐정사무소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4년 전 비극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지만 살도 빼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빌 호지스"는 아직도 뇌손상을 입은 메르세데스 킬러 "브래디"에게 집착하며 그가 입원한 병실을 주기적으로 방문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조금씩 수사관으로서의 총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66세이니 당연하겠지만 그걸 부정하고 싶은 듯 요즘 60대는 예전 40대라는 농담을 자주 언급하긴 하지만. "빌 호지스"의 조력자로 전편에 등장한 "홀리"와 "제롬"도 역시나 등장합니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강박증세를 앓고 있는 "홀리", 이젠 하버드 생이 된 "제롬". 이 삼총사는 삼부작의 마지막인 "End of Watch"에서도 등장한다고 합니다.

 

개 같은 일은 개무시하는 거다.

- 지미 골드 -

 

이젠 "스티븐 킹"이 어떤 문학상을 수상한다고 해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추리소설인 "미스터 메르세데스"로 에드거 상을 수상하더니 이번 "파인더스 키퍼스"는 CWA(영국 추리소설가 협회) 골드대거 후보에 올랐습니다. 물론 이전 작품들에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을 많이 접목시켰었지만 첫 작품으로 다른 작가들이 몇 십 년 동안 범죄소설을 쓰고도 평생 한번 타기 힘든 에드거와 골드대거라니... 거기다 이미 미국에서 출간된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 "End of Watch"는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습니다. 뭐, 이런건 이젠 당연한 사실처럼 인식되었으니 놀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새삼스럽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만의 말씀! 그건 내 의견에 불과하고 의견이란 건 똥구멍과 같다.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플롯이 어쩌니, 문체가 어쩌니, 작가의 문학적 견해가 어쩌구 등등 이런 이야기를 쓰지 않은 이유는 "스티븐 킹"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뭐라고 평하기엔 너무나 대단한 작가이기도 하고 "스티븐 킹"이 자주 말하듯 독자가 재미있어하면 나도 그걸로 됐다.라는 그의 말처럼 끝내주게 재미있었으니 저도 그걸로 됐지 않나?라는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 "파인더스 키퍼스 : 찾은 자가 갖는다"를 읽고 나시면 심상치 않은 엔딩 때문에 다음 작품인 "End of Watch"를 읽고 싶어서 안달이 나실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비극이 될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살짝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미 후속작이 번역 출간되는 내년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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