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조금 더 됐나?
동네 언니가 만화 책 몇 권을 빌려주었다. 그중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있어 그것부터 읽기 시작했다. 전지 작가님의 <선명한 거리>였다 .
그 후로 나는 작가님 팬이 되었고, sns 친구도 되고, 작가님의 책도 오랜 시간 기다려왔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신작 <고장 난 기분>!
이 리뷰의 제목처럼 내가 쓴 글들인 줄 알았다. 정말 한 줄 한 줄 내 이야기였고, "주목 받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졌다.
전지 작가님은 sns에 자신의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들을 글로 남겼다. 그리고 그 덕분에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나에게 뭔가 오류가 있다고, 그러니 내가 떨거나 불안해 보였거나 상황에 맞지 않은 말을 했던 건 그 오류 때문이라고 간접적으로 해명하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는지 늘 찾았다. 그러면 자신도 그런 상황에서 떤다고 (중략) 또는 자신은 이러 저러한 방법을 쓴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런 피드백을 받으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덕분에 긴장을 많이 한 날엔 꼭 그날 일과 마음을 sns에 써서 내 상태를 알렸다. 내가 떠는 사람이라는 걸 주변 사람들이 알게 하고 싶었다. 그게 내가 찾은, 편안해지는 방법이었다."
나 또한 sns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단 친구들의 따뜻한 격려와 공감으로 '고장 난 미운 나'를 극복해가곤 했다. 그러고 보면, 정말 이 방법은 고장 난 인간 두 명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좋은 방법 같다! (모두 해보세요!)
일단 한번 후다닥 읽었는데, 이 책은 곁에 두고 자주 읽을 것 같다.
너무너무 위로가 되고, 나는 자주 고장 나는 나 자신이 너무 싫어서 원인을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는데, 전지 작가님이 친절하게 '고장인'이 왜 이러는지에 대한 여러 정보도 알려준다.
아, 그리고 그림도 맘에 들고, 글씨체까지도 좋다.
전지 작가님, 빨리 다음 책 내 주세요!
그냥 내가 굉장히 긴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발표 즈음에는 명상이나 심호흡을 하며 묵직-하게 그 긴장감을 느끼고자 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였을지‘도 생각하지 않기. 그냥 나는 원래 ‘떠는 사람‘인 것으로 못 박아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