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런가?
똑똑한 사람이 정작 중대한 사안에서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똑똑한 사람을 판단할 때 기준으로 삼는 IQ검사가 사실 똑똑한 자질을 측정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IQ검사는 지적 유연성, 자기 성찰, 적절히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을 검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똑한 사람 역시도 보통 사람과 같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프롤로그 제목이 참 와닿았는데,
"똑똑하게 행동해야 똑똑한 것이다"
정말 똑똑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똑똑한 것인데, 우리는 그동안 단지 테스트에만 집착했던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ㅎ
평소에 행동경제학에 관심이 많아 이런 도서를 즐겨찾아 읽는데,
이 책에서도 여러 재미있는 연구와 사례를 들어 인간의 비합리성을 설명한다.
이를테면, 슈퍼마켓 매장에서 독일 음악이 흘러 나올 때는 사람들이 주로 독일 와인을 사고, 프랑스 음악이 흘러 나올 때는 프랑스 와인을 산다는 것이다.
음악이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또 소파를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배경을 뭉게구름으로 지정해두면 소비자들이 푹신해 보이는 소파를 구매하고, 동전이 그려져 있는 배경을 지정해두면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소파를 구매한다는 결과도 있다. 이런 내용은 참 흥미로웠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다른 행동경제학 도서와 다르게 이러한 인간의 비합리성이 이끌어내는 실수를 막는 방법을 제안한다는 점이었다.
눈앞에 닥친 사안들을 기존의 내부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외부 관점을 이용해 데이터로 보고, 제한된 시야, '터널 비전'에서 벗어나 대안을 넓게 보고 선택하는 것, 전문가를 무조건 믿기 보다는 대중의 지혜를 이용하여 해결하는 점 등, 그동안 잘 몰랐던 이론과 사례로 해결책을 제안한다.
올해 초, <넛지>를 읽었을 때는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그동안 속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500원만 추가하시면 치킨 너겟'을 드립니다"라는 말에 나는 그동안 굳이 먹고 싶지 않은데도 500원을 더 지불했기 때문이다. ^^;;;;
그런데 이 책에서는 나의 어리석은 선택을 막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무튼 신선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