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둔 부모의 사춘기 자녀 마음 설명서 이재연 채혜진 지식과감성
이 리뷰는 지식과감성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하루가 1년이라도 되는 줄 알고 쑥쑥 자라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어 하루가 천 년이라도 되는 줄 알고 부모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이 책은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가족과 소통이 되지 않아요.
2장은 사춘기가 되면 주파수가 달라집니다.
3장은 스트레스는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합니다.
4장은 폭력은 일어나기 직전에 제지하는 것입니다.
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들과 그 해답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기를 이 책은 바란다.
정신, 심리 건강에 대한 역량 강화와 상담 슈퍼바이저로 일하고 있는 이재연 저자와 생리심리학과 뇌과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담과 강의와 치료를 병행하는 채혜진 저자가 이야기를 진행한다.
1장은 불통과 소통에 대해 다룬다. 소통의 핵심은 '공감'에 있다. 다툼은 마음을, 마음은 몸을 무너지게 만든다. 화나거나 슬픈 대화는 자녀 앞에서 보여서는 안 된다. 부모의 목소리는 소리보다 감정이 먼저 전달되므로 늘 조심해야 한다. 가정 폭력 가해자는 직계 부모인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말한다.
'매일 저녁 느닷없이 낮게 으르렁거리는 부모의 싸움 소리는 보이지는 않지만, 자녀의 온몸의 털이 송곳처럼 펼치고 일어나게 만든다. 이를 '원초적 공포'라고 한다. 얼어 버린 아이들의 입에서는 신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예비된 폭력 앞에서 무기력한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부모와 자녀 간에 설정된 상식적 관계는 '싸우는 소리' 하나만으로도 철저하게 무너질 수 있다.'
센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느끼는 게 많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면 각 개인이 갖는 우주가 그대로 느껴진다. 얼마나 섬세하고 부서지기 쉬운 영혼인지, 얼마나 귀하게 정성을 다해 가꿔야 할 지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
2장은 사춘기의 주파수에 대해 다룬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안테나의 방향을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부모의 불안도가 높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높은 불안도가 아이들을 더 긴장하게 만들 수 있다.
부모가 할 일은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애정을 다한다는 것이 집중하는 게 아니라 '집착'은 아니었는지에 대해 질문하게 한다.
나 역시 내 아이를 잘 안다고 착각했다. 내 눈으로 아이를 재단했다.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며 상처인지 시간이 지나고서야 겨우 깨우쳤다. 아이들은 나와 주파수가 다르다. 잊지 않아야겠다.
3장은 스트레스와 그 해체 방법에 대해 다룬다.
벽에 주먹을 치는 행동도 자해에 속한다고 한다. 내 아들도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진다고 여자친구를 통해 들었다. 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는 아마도 엄마의 단호함이 아들에게 미친 부작용이었을 것이다. 나는 아들에게 사과했다. 아들은 논리적인 엄마에 대항할 만큼 성실한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주눅이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감정이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는 행동으로 드러났을 것이다.
저자들은 '나만의 발작 버튼'을 인식하라고 말한다. 내가 어떤 지점에서 화가 나기 시작하는지 잘 들여다 보는 것은 중요하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성장을 위해 중요한 자원이 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충동적인 행동으로 연결된다.
진지한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경계선에서 줄타기하듯 위태로운 순간들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평화의 순간에 도달한다.
노력에 노력을 쌓아가야 한다.
4장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양육은 리허설 없는 생방송'이라는 표현이었다.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순간순간 리얼 타임이다. 리허설은 없다. 아이를 처음 만나게 되는 부모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미성숙한 것이다. 어린 시절의 사랑과 충분한 애정 표현은 평생 자산이 된다. 부드럽게 안아주고 다정하게 대화하는 과정은 자녀의 마음속에 웃음꽃을 피게 한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를 정성껏 가꾸는 존재이다. 이는 절제 없는 사랑을 뜻하는 게 아니다. 부모는 아이를 제대로 양육해야 한다. 무조건 편애하는 것은 정신적 학대라고 저자들을 지적한다. 사랑에는 질서와 조화와 성장과 성숙이 전제되어 야 한다. 사회 속으로 나아가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성숙한 존재로 성장시킬 의무가 부모에게 있다. 따라서 부모는 언제나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학생이다.
아이들이 어려서 폭력을 경험한다는 것은 아이의 미래 성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존 소설을 썼던 카프카,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폭력적 경험을 하였고 평생 아버지와 화해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어린 카프카 앞에서 화가 나면 허리 벨트를 풀어 아이를 윽박질렀다고 한다. 평생 카프카는 아버지의 폭력적 경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그의 모든 작품에 폭력의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심판>, <성>, <변신> <선고> <소송> 등 그의 모든 작품 속에는 지지부진한 자아를 가진 '나'와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아버지의 폭력적 그림자는 그의 평생을 장악했다.
"삶에는 만약이 없다. 특히 가족은 더 그렇다. 상처를 나누지 않도록 독립이 중요하다. 회복의 출발점은 결국 자신의 인식에 달려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둠을 뚫고 지나갈 힘을 기르려면 온전한 독립이 중요하다. 나의 오늘이 나의 어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야 한다. 경제적 독립, 정신적 독립, 신체적 독립, 이 세 가지를 이뤄야 비로소 진정한 독립이 가능해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 또한 가능해진다."
가족은 나와 가장 가까이에서 숨쉬는 존재다. 가장 사랑하고 가장 상처를 쉽게 주고 받는다. 이 상처를 딛고 더욱 사랑하는 관계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병이 아니라 복이 되는 존재, 힘이 되는 존재, 위로가 되는 존재로서 가족이 곁에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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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감정을 다스리는 연습을 할 때, 자녀는 자연스레 변화됩니다. - 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