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마음에 머무는 책
wish 2019/10/0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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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 13,500원 (10%↓
750) - 2019-09-20
: 76
아이를 키우며 무언가를 한다는 건, 저자의 말처럼 '양다리'를 걸치는 일이다. 양다리는 능력자의 것이다. 멀티가 안되는 나에게 혹독한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근근이 일과 공부를 붙잡고 가는건 아마도 그것 조차 사라지면 나 자신이 없어질지 모르는 실존적 두려움을 피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책의 서두에 있는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 이라는 표현이 마음 깊숙이 들어왔다. 나 또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계'에서 안절부절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직업을 가진다고 해서 그러한 경계가 공고해지는 것은 아니다. 쏟아지는 여러가지 역할들 속에서 반쪽짜리 역할을 하며 죄의식과 부적절감을 차례로 느끼는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엄마 혹은 주양육자가 되는 경험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수만가지 감정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재난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도대체 누구지?' 하며 스스로를 낯설게 바라보는 나를 발견한다.
육아는 충만함을 경험하게 해주는 동시에 심리적 고갈 또는 공허감을 느끼게 한다.
'대면한 그림은 아무 말이 없다.
한 말을 또 해도 나를 멀리하지 않으며,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를 해도
면박주지 않는다.
긴장이 필요 없으니 그림 앞에서
배가 아프지 않다.
부은 눈과 두통을 동반하지도 않는다.
어떤 그림은 마음이 투영되어
울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외롭지 않다.
말없이 받아주는 상대가 있다는 건
큰 위안이다'
_ 이근아, 「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중에서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발버둥치다
에너지가 바닥난 날. 그래서 위로가 필요한 날.
이 책을 다시 펼쳐들 것 같다. 🌱
_ 김소원 (작가, 심리상담가)
원문:.www.kimsowon.com
@kimsowon_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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