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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 김수정
- 17,100원 (10%↓
950) - 2022-08-03
: 285
곤궁한 일상과 궁핍한 현실을 버텨가는 각자의 비상구가 있을 테다. 뭉뚱거려 예술이라고 불리는 것들과 사랑, 우정, 가족애 등등의 관계들이 가장 가까운 비상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김수정 작가의 새책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는 그 비상구로 그림과 사랑을 제시한다.
그림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망설여질 때, 느낌이 좋은 그림을 통해 나의 서사를 만들어보는 것은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김수정 작가는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주제로 그림과 가까워질 수 있는 서사를 써내려갔다. 책 속 그림 한 점 한 점이 매우 세심하고도 신중하게 선택했다는 느낌이 든다. 너무 알려진 그림은 뻔하게 느껴지고 너무 낯선 그림은 또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데 작가가 선택한 그림들은 매력적으로 그 거리를 유지한다.
신선하면서도 친숙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기실 그림보다 훨씬 어려운 게 사랑이다.
인구만큼의 사랑법이 있고 살아있는 모든 생명으로 확장하자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게 사랑법이기 때문이다. 폭풍의 언덕같은 사랑이 있다면 베르테르같은 사랑도 개츠비식 사랑도 있다.
여기에 김수정식 사랑법이 공개되었다. 책장을 넘기며 어떤 문장 앞에선 공감의 고개끄덕임이 나오다가도 어느 구절에서는 단호히 '난 아님'을 중얼거릴 수도 있으리라 싶다.
가볍지만 얕지 않은, 사랑의 실패담일지언정 궁상스럽지 않은, 뜨거운 여름 카페에서 아메 한 잔과 벗하기 좋은 그림이야기 사랑이야기가 곱게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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