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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iri
  • 십자가를 통과한 용기
  • 러셀 무어
  • 14,400원 (10%800)
  • 2021-02-24
  • : 199
  

 

“예수님은 우리가 수치스러워서 숨기려고 하는 사실들,

너무 추해서 그분 앞에 설 용기를 사라지게 만드는

우리 자신에 관한 사실들을 모두 아셨다(101).”

사순절 기간, 고난주간에 읽고 묵상하기 참 좋은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글귀마다 시선이 머물지 않는 곳이 없고, 때때로 쇠붙이처럼 굳은 내 마음을 본서에 종종 등장했던 토르의 망치처럼 강한 망치로 내려치는 듯 한 경험이 있어 책장을 한 장 넘기고 울고 몇 줄을 읽다가 울고를 반복하며 이 책을 읽어 갔다. 300페이지 정도의 책을 이렇게 긴 시간에 걸쳐 읽는 게 정말 오랜만인거 같다. 하용조 목사님의 「나의 하루」를 읽을 때, 한 장 한 장 넘기며 하루를 일년을 한세월을 넘기는 듯 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또 반면에 책이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웠던 경험을 했었다.

책 표지에 쓰인 ‘길을 잃어버린 그리스도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라는 문구는 마치를 나만을 부른 것처럼 느껴졌다. 올해 들어 아주 강하게 변함없는 일상에 감사하면서도 혼자 길을 잃고 방황하며 마음을 못 잡고 있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장을 열기 전에 길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책을 읽어나가며 ‘때로는 괜찮다고 견딜만 하다고 때로는 내가 알아서 잘 추스르고 알아서 잘 하고 있다고...’여기며 얇은 막 같은 것들이 잘 포장되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돌덩이 아니 쇳덩이로 변해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능력 앞에 담대했던 나는 그 길을 걸어오는 내내 무언가를 크게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이 챕터 3수치심 앞에서의 등장하는 가면증후군의 사람들의 모습처럼 변해있었다. 평생에 뱉을 수 없는 상처를 혼자 껴안고 이 상처를 해소할 수 있는 것 하나님이라고 말했지만 챕터4에서 말하는 온전함에 대한 교훈처럼 온전히 해소되지 못해 아니 깨어지지 못해, 깨뜨리지 못해 여전히 품에 안고 면역력이 약해지면 찾아오는 잦은 감기처럼 자주, 종종 나를 괴롭히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문장과 문체가 편안하고 물 흐르듯 부드럽게 흐르지만 신학적이고 때때로 철학적이여서 지금까지의 성경을 보는 시각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한 단계 뛰어넘는 영성의 언어로 그려주고 있어 나에게 위로로 채찍으로 성장이 될 양식으로 다가온 책이다. 그래서 많은 부분 본문에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 있지만 209쪽에

“비판을 받거나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부르신 일을 그만둘 수는 없다. ……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이 무엇이든 우리가 하는 일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전혀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정말 필요한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일 뿐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서 반대의 목소리들을 이겨 내야 한다.”

결과가 뚜렷이 보이지 않아 눈에 띠지는 않아서 시작을 했는지 끝을 냈는지도 모를 일이라 포기하고 싶었던 일이 이 글에서 끝까지 완주하라는 메시지로 받고 나의 개인적 방황이 멈추는 정점을 찍었다. 이 페이지만 펴놓고 몇 번을 들여다보며 두 시간 남짓 앉아있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이 세상이 내게 참 가혹하다 느껴져 엄청 큰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한 상태로 서있는 줄 알았는 데, 하나님은 나를 너무 잘 아시고 나의 십자가를 얇고 작게 깎아서 내 손안에 쥐어주시는 듯 한 기분이 들며 큰 위로가 되었다.

이 책을 사순절 기간에 혹은 고난 주간에 그 이후라도 천천히 묵상하며 하나님에게로 가는 길에 서있는 그 길을 전하는 복음전파자의 사명을 가진 나 스스로가 메시저의 역할을 잘 수행하며 길을 헤메거나 돌아가지 않고 정도로 걷고 있는지 교정의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십자가를 통과한 용기 #러셀무어 #두피플2기 #두란노 #사순절 #고난주간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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