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불필요한 여자
튜울립 2026/04/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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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여자 #라비알라메딘 #이다희 옮김 #뮤진트리 #소설 #독서기록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평생을 살아온 알리야의 독백이 담긴 소설. 이혼당하고, 홀로 서점지기를 하면서 살아온 그녀는 매년 새해 프랑스어나 영어로 된 새 책을 골라 아랍어로 번역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번역이 끝나면 상자에 넣어 작은방에 보관한다. 이제 그녀는 70세가 넘었고 남들은 모르지만 37권의 책을 번역해놓았다.
가족 및 타인과의 관계에 극도로 소극적인 그녀,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작업에 빠져들어 평생을 살았다. 그렇지만 주위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그녀의 시선은 항상 열려있었다. 본인은 부인하는 듯 하지만.
예기치않은 불상사가 일어나고, 고독한 그녀의 삶에 사람들이 들어온다. 그런데 왠지 싫지 않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글에 대한 맹목적인 갈망에 나를 맡겼다. 문학은 내 모래 놀이터이다. 나는 그 안에서 놀고, 요새와 성을 쌓고, 황홀한 시간을 보낸다. 날 힘들게 하는 것은 놀이터 바깥의 세상이다. 나는 눈 앞의 세상에 온순하게, 그러나 관습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적응해왔다....문학은 내게 삶을 주고, 삶은 나를 죽인다. p16
나는 책을 읽을 때, 나와 책을 가르는 장벽이 조금이라도 무너지게 하려고 애쓴다. 언제나 성공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한다. 책에 연루되려고 애쓴다.나는 라스콜리니코프다. 나는 K이다. 나는 험버트이고 롤리타이다. 나는 당신이다. p154
글을 쓴다는것은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다.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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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강렬하게 이끌려 도서관 대출을 했다가, 구매해서 마저 읽은 책. 그동안의 습관처럼 후다닥 읽혀지지 않았다. 나는 알리야처럼 사회에서 ‘불필요한‘ 존재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내, 딸, 며느리, 엄마 역할을 다 하고 있으니) 내가 없어도 이 사회는, 이 가족은 그런대로 굴러가지 않을까 늘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뿜어내는 매력에 폭 빠졌는지도.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행위들이 ‘꼭 필요한‘ 것들이 아니어서 그럴지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알리야가 언급하는 많은 책들(다 읽은 것은 아니다)에 함께 기억을 뒤적이기도 하고, 불쑥 불쑥 던지는 싯구를 음미하기도 하며. 그러면서 멀리 베이루트 골목을 느린 걸음으로 오가는 알리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지만 또 그렇지만은 아닌. 책과 음악을 좋아한다는 치명적인 공통점을 가진 그녀.
우습게도 나는 작가가 레바논계 이민자 여성이라고 책을 덮을 때까지 생각했다. 번역가의 말에서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놀랬던지...ㅎㅎ 그만큼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 2025년 전미도서상( 순진한 라자) 을 수상했고, 이 책 ‘불필요한 여자‘로 201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고. 이렇게 내 혼을 쏙 빼놓는다니..‘순진한 라자‘도 읽어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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