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서울 어바니즘
튜울립 2025/04/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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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어바니즘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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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 2022-11-03
: 505
#서울어바니즘 #이상헌 #공간서가 #독서기록
여행을 하다보면 그 나라의 도시 풍경은 나라별로 고유의 특성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작정하고 계획적으로 조성된 도시들은 (파리, 빈, 바르셀로나 등) 얼핏 바라만 봐도 통일성이 느껴지고, 그렇지 않은 중세 도시들도 성당 및 광장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지역 나름의 개성이 있다. 반면 서울을 보면 이렇다할 통일성이 없고, 전통미도 없고, 뒤죽박죽 어수선하고 삭막하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옛 건물들이 거의 목조 건물이어서 화재로 소실되었거나 일제 강점기때 의도적으로 파괴해서 그렇겠거니하고 애써 변명도 하고, 살아내기에 치중하면서 미적 추구까지는 힘들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다싶지만 그래도 중구난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많이 아쉽다.
건축학자 이상헌님의 ‘서울 어바니즘‘은 ‘정체성이 없는 도시 서울‘을 역사적, 건축학적으로 세계 여타 도시들과 비교 분석하며 서울(한성)이 왜 이런 모습으로 건설되었는지, 20세기 이후의 급격한 변화와 팽창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 서양의 도시 계획 기법이 서울에 적용되면서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그 형태적 과정에 대한 기록을 하고,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제시하는 책이다.
서양의 도시들은 큰 길에 건물들을 통일감있게 배열하여 도시 전체가 정돈된 모습을 보인다. 물론 보기 좋게(?)하기 위해서는 밀어붙일 수 있는 강력한 권력과 돈이 필요했다.(절대 왕정 등) 지금도 그 도시의 건축은 법에 의해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게 강력한 제지를 받는다.
서울(한성)은 자연(배산임수)을 그대로 두고 도읍지로 지정된 이후, 길이 먼저 생긴 것이 아니라, 궁궐이 먼저 자리를 잡고 왕이 이용할 대로가 짧게 형성된 이후, 고관대작들이 나눠 받은 필지 안에 제각각 건물(집)을 지었다. 그 필지를 이용하기 위한 길은 나중에 생겼고. 이런 전통은 현대의 서울에 그대로 나타난다. 계획 도시였던 강남도 큰 대로로 나누었으나 블럭 내부는 옛 필지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좁은 길이 생겼다. 또한 ‘담‘이라는 독특한 경계가 특징이다. 개별적인 건축법은 있으나 서울 전체의 통일된 그림은 없다.
우리 도시의 모습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참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나라 및 세계의 건축사를 함께 훑어 보는 재미도 있다.
서울이 이미 포화상태이긴 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재개발, 재건축 등으로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다. 경제성만 따지지 말고 부디 자연 친화적이며 사람이 살기 좋은 멋진 서울로 변신하기를.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의 서울이 되면 좋을지 머리를 맞대고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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