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계절을 먹다
튜울립 2025/02/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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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을 먹다
- 이혜숙
- 16,200원 (10%↓
900) - 2023-12-29
: 1,069
#계절을먹다 #이혜숙 #에세이 #글항아리 #독서기록
일드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특별하지 않은 재료로 무난하게 만들어낸 일본 집밥에 감탄하고, 이어서 나온 한국 드라마에서도 그렇게나 어린 (젊은) 아가씨가 요리해내는 우리 맛(보이는)에 감동을 받았었다. 드라마 속의 두 주인공들은, 어머니가 만들어주었던 맛을 재탄생시키려 노력하고 그 요리는 힘든 그들의 삶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즉, 그 요리는 어머니의 손맛이었고, 어머니의 위로였다.
#어머니들의리틀포레스트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혜숙의 ‘계절을 먹다‘
가 출간되고, 아가씨가 아닌, 동년배(!) 아주머니의 평생이 담긴 그 맛이 무엇일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이혜숙 작가가 그려낸 그 맛은, 지역은 달라 조금은 다르지만 우리 땅이 선물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 이다.
나의 부친은 직업 군인이어서 이사가 잦아 나는 ‘국민학교‘를 다섯 번 옮겼다. 영호남을 지그재그로 짧게나마 거주하면서 현지의 삶을 (친구들의 집을) 슬쩍슬쩍 엿보고 맛보았고, 본가(경상도)로 할머니를 뵈러 방학 때 방문하며 접했던 시골 생활이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그 계절에만 먹을 수 있던 음식과 계절과 상관없이 작가의 어머니 손맛에 관련된, 그리고 과거 어머니들의 힘든 주부생활이 담겨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자꾸 옛날 생각이 나서 멈추곤 했다. 지금도 할머니 댁 우물 두레박에 담겨 우물 속에 내려져있던 수박이 떠오르고, 더운 여름에 내가 좋아한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진하게 끓여주시던 큰엄마의 추어탕이 생각난다. 큰엄마의 추어탕은 울 아버지도 제일 맛있었다고 (지금껏 드셔보셨던 추어탕 중에) 인정하신다.
지금은 계절에 상관없이 채소 등 모든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그럼에도 지금은 손이 많이 간다고 하기 싫어하는 많은 것들. (추어탕 이야기 하니까 말인데, 울 시아버님은 지금도 가락시장에서 미꾸라지 사서 집에서 끓이면 좋은데...라고 하신다. 네버! ) 아이들은 모르는 이야기를 하며 그땐 그게 맛있었는데..하며 입맛만 다시는데. 그러고보니 입춘이 막 지났고, 된장 담는 시기네. 두어번 직접 담아봤는데, 맛은 진짜 좋았는데..ㅎㅎ
암튼..추억을 먹는 책이다. 남도쪽 사투리가 많아 휙휙 읽어내긴 쉽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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