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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님의 서재
  • 마더후드
  • 실라 헤티
  • 13,500원 (10%750)
  • 2024-12-16
  • : 1,540
#마더후드 #실라헤티 #구원 옮김 #코호북스 #소설 #독서기록

마흔을 앞두고 아이를 낳을지 말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한 인간의 정체성을 찾는 ‘여성‘ 작가 실라 헤티의 자서전적인 소설 혹은 에세이.  우리나라와 다를 것 없이 저자가 사는 곳(캐나다)도 임신에 대한 주변의 간섭은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은 완전하지 않다는 압박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출산으로 인해  더이상 오롯이 본인의 삶을 살지 못하게 된 여성들은 연대감으로 비출산녀의 삶을 강박하고. 성공한 작가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 실라 헤티는 ‘마더후드‘의 혼란한 시기를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아 무조건 출산을 해야했던 사회적 통념에서  딸을 낳아 키운 할머니와 능력있는 의사로서 강요받아 살아간 엄마, 그리고 작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연대에서 역사에서의,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고 아이를 낳든 아니든 인간으로서의 본질에는 차이가 없음을 깊은 사색 끝에 추출해 낸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가 떠오른다. 저자의 고민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어머니가 되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알아야할 뭔가를 놓친게 아닐까 하는 초조함. 어머니가 됨으로써 문학적 성취를 추구하는 자신의 삶이 방해를 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물론 애니 아르노처럼 결혼, 출산, 이혼 등 모든 경험을 다 녹여내어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한 (노벨문학상이 문학적 성취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겠지만) 작가도 있다만. 플러스 아이가 없음으로해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어쩌나하는 (저자의 파트너 마일스는 오히려 상관없다는 태도이지만) 불안감.

읽는 내내, 40여년 전 무조건 결혼은 (그것도 일찍) 해야한다는 부모님의 재촉에 밀려 결혼했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전통적인 여자의 삶을 살아온 나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되었다. 아마도 여자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저자는 동전 3개를 가지고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다. 또한 점술에 대한 신뢰도 꽤 크다. 비록 저자가 ‘이 책에서 동전 던지기로 얻은 담은 실제로 동전을 던져서 나온 결과‘라고 명시했지만,  사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뭐하러. 실제로 동전던지기에 의한 답을 기록은 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질문을 바꿔가며 계속 던졌을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참신(?)하기는 했지만,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가 달라서인가..카드 등 점술 등에 의지(?)하는 것도 별로.

‘그리고 나는 내가 씨름한 장소를 마더후드라고 불렀다. 여기서 신을 대면하고도 살아남았으니.˝p350

저자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선택함으로써 ‘마더후드‘의 시기를 끝냈다. 어머니가 된 사람의 마더후드는 끝이 없다. 생각난 김에 검색해보니 ‘후드 hood‘는 ‘어떠어떠한 상태, 시기‘라고 번역이 된다. daughterhood, wifehood, womanhood 라는 표현도 있더라. 이 또한 한정된 시기가 없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끝나지.

아, 또 하나 덧붙이자면, 저자 부모님의 대화가 우리 부부의 대화랑 똑같아서 웃었다. ‘ 손주가 없는게 다행일지도 몰라. 환경 오염도 그렇고..50년 뒤 이 세상이 어떤 꼴일지 생각하면 말이야.‘ 나에겐 곧 손주가 생길 예정이지만..그 또한 아이들의 선택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뻔하다. 다른 삶에 환상을 품는 대신에 진정한 내 모습으로 사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보고 현재 삶에 충실하기. 환상의 날개를 실제 삶에서 펼치는 것이다. ‘p162


나는 ‘어머니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나는 ‘어머니가 아닌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나는 아닌 사람이 아니다....나는 그냥 사람이다.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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