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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님의 서재
  •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 16,200원 (10%900)
  • 2023-09-27
  • : 669
#메데야와그녀의아이들 #류드밀라울리츠카야 #최종술 옮김 #문학동네
#소설 #독서기록 #도서관대출

노벨상수상은 못했지만 꾸준히 후보에 오르고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소설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을 읽었다. 지난 연말, 러시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강연에서 언급되어 관심이 갔던 작가. 울리츠카야는 자신을 ‘사랑, 가족, 아이들과 관련된 문제들에 큰 의의를 지닌 여성작가‘라고 소개한다.

이 소설은 크림지역에 사는 그리스계 시노폴리라는 성을 가진 가족의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메데야‘가 있고, 매년 여름이면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메데야가 사는 ‘집‘을 찾아와 가족의 정체성을 익히고 간다. 메데야가 주인공이긴 하나, 엄밀히 말하면 주인공은 그 가족 전체. 가족들의 이야기가 얼기설기 얽혀서 ‘가족 연대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자신의 소설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은 옛 세대에 바치는 책이자 어떤 의미에서 가족을 애도하는 나의 통곡이다˝라고 말했다고. (p410) 현대에 오면서, 특히 혁명과 전쟁 등을 거치며 수난 받은 사람들이 그래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남은 이유를 가족에 둔다. 메데야는 역사의 격랑에 그저 변화무쌍한 날씨 대하듯 굳이 맞서지 않고 몸을 맡기며 모든 것을 견디고 가족의 세계를 지킨다. 그녀의 가족은 비단 혈연 뿐 아니라, 입양, 결혼으로 여러 민족과 어울어지고(고려인도 포함), 더 나아가 자신의 집을 타타르인에게 물려줌으로써 인류 전체로 확대된다. 정작 메데야 자신은 자식이 없으나, 조카들, 이웃들, 이웃의 아이 모두가 그녀의 아이가 된다.

스토리가 대가족의 개개인의 이야기로 펼쳐져서 읽는 내내, 가족계보도를 들쳐봐야 하고, 이름도 한 사람이 얼마나 여러 이름으로 바뀌어 불리는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메데야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며 구 소련의 역사, 사회, 문화를 아울러 훑어보는 공부도 된다.

이 소설은 메데야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데이아‘와 비교하며 (마침 크림 지역 기반 신화!) 그 지역도 신화적, 종교적으로 연결하여 비유한다. 메데이아가 복수와 파괴의 여신이었다면 메데야는 사랑과 용서, 포용의 여신이라는 점이 다른. 독특한 작가의 이력과 더불어 여러모로 흥미로운 소설이다.


..고생과 불행은 ‘무슨 죄를 지어서?‘라는 질문이 ‘무엇을 위해?‘라는 질문으로 바뀌도록 주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그녀에게 이해시켜주고 싶었다. ...신에게는 죄 없는 어린아이를 덮치는 그런 벌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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