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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님의 서재
  • 켈트의 꿈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22,500원 (10%1,250)
  • 2022-05-31
  • : 159
#켈트의꿈  #마리오바르가스요사 #조구호 옮김 #소설 #역사소설  #문학동네 #독서기록 #도서관대출 #elsuenodelcelta 

순전히 작가 이름을 보고 집어온 책인데 뜻밖의 흥미로운 보물을 찾았다.

주인공 로저 케이스먼트는 실존인물로, (책을 읽다가 어?어? 하면서 검색해보았다) 아일랜드 출신이면서 영국의 외교관으로 당시 식민정책이 기독교, 문명, 무역에 의해 정당화되었다고 믿었지만 벨기에령 식민지 콩고에서 자행된 유럽 제국주의의 잔혹무도한 학살 실태(고무 채취인에 대한 무자비한 노동 착취, 폭력, 사지절단, 살인 등)를 보고 경악하여  ‘콩고에 대한 보고서‘를 썼다(1904). 이후 페루에서도 페루 아마존 회사에 의해 자행된 비슷한 악행을 목격하고 ‘푸투마요에 대한 블루 북‘(1912)을 쓰면서 인권운동의 선구자가 된다.  영국 정부는 그에게 훈장 및 기사작위를 수여한다. 그러나 그는  식민지 상태에서 원주민이 무차별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자동인형화 되는 현상에 대해 고민하다,  영국의 식민지인 아일랜드도 평화적으로 독립할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세계 제1차대전 당시 영국의 적인 독일(적의 적은 우리의 친구라는 논리)의 협력 하에 아일랜드의 독립을 추구하려다 영국 정부에 의해 체포, 교수형에 처해진다(1916). 그 당시, 아일랜드는 부활절 반란(1916)을 일으키고, 영국은 무자비한 탄압을 가했다. (여기까지가 소설에서 다룬 내용)

아일랜드는 1937년 북아일랜드를 제외하고 독립하나, 1998년에 이르러서야 영국과 아일랜드공화국은 평화협정을 맺고, 그 후로도 여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간략하게 요약만 해도 로저의 인생은 절로 입이 딱 벌어진다. 요사의 소설은 로저 케이스먼트에 대한 재조명으로 인권주의자이며 아일랜드 독립운동가였던 로저의 역사적 복권이다. 로저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영웅적인 행동가였으나, 개인적인 성적 취향(동성애, 소아성애...지금도 소아성애는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으로 그 위대함이 외면당했다. 그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블랙 다이어리‘에는 적나라한 기록이 남아있는데, (로저 본인의 필체라고 한다) 요사는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상상의 산물이라고 해석하지만..글쎄. 카톨릭 국가인 아일랜드에서는 그의 행위가 수용되기 쉽지 않았고, 로저의 시신은 아일랜드 독립 후 28년이 지나서야 돌아오고 국립묘지에 묻혔다고.

‘켈트의 꿈‘은 로저가 썼던 시의 제목이라고 한다. 소설 속에서 로저는 아일랜드의 독립을 꿈꾸며 잊혀져가는 게일어, 그들의 관습을 되살리자고 고집하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인지 고민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 사람은 한 마디로 규정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멀리 볼 것도 없이,,,우리도. 로저가 꿈꾸던 독립. 그것을 위한 협력자로 생각했던 독일의 이후의 만행을 그가 알았다면 아마도 무덤 속에서 돌아누웠겠지. 700여페이지의 소설은, 정말 술술 읽어낼 수 없는, 술술 읽으면 안되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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