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셰리
튜울립 2024/12/2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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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리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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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 2024-12-31
: 21,435
#셰리 #시도니가브리엘콜레트 #장소미 옮김 #녹색광선 #소설 #독서기록
강렬한 레드 표지에 조금은 선정적으로 상상하게 하는 영화 속 한 스틸, 뒷표지에 실린 소설 속 문장. 내게 이런 관음적인 성향이 있었을까(물론 있습니다!) 싶게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그저 궁금해서 안달이 났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소설 ‘셰리‘(1920). 순식간에 읽어낸 이 소설은, 내게 사랑을 어떻게 정의내려야할까라는 의문을 던져준다. 그들은 사랑이었을까. 사랑과 욕망은 어떻게 구분되는 것일까.
여러 젊은 애인을 갈아치움으로써 스스로의 존재감을 드러내왔던 누누는 25살 어린 애인 셰리를 자신의 손으로 그에 어울리는 어린 신부에게 보내고는 깊은 상실감에 빠져든다. 누누는 파리를 떠나고, 허니문 여행에서 돌아온 셰리는 누누가 없는 세상에 적응할 수가 없다. 마침내 재회한 그들은...
휘몰아치는 한 편의 영화를 읽었다. 역자후기를 보니 여러 차례 연극무대에 올렸고, 영화로도 4차례 만들어졌다고 한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쓰고 난 후, 재혼한 남편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다고..ㅎㅎ (‘페~드라‘라고 외치는 어떤 영화가 떠오르네..) 파격적인 스토리, 관능적이면서 섬세한 감정선, 물건 하나 하나에 부여된 미묘한 느낌. 정말 아름답다.
소설 시작부에서는 두 주인공의 감정이 선뜻 다가오지 않았다. 그냥 가벼운 스캔들적인 관계가 아닌가 했는데. 헤어진 후, 그들은 자신의 마음을 깊숙히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예상되는 스토리보다 한 줄의 문장에서 틀어버리고 암시하는 늬앙스에 입이 딱 벌어진다.
이 소설의 성공으로 콜레트는 후속작 ‘셰리의 몰락‘(1926)을 출간했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 알 것 같다. 어찌보면 이 소설의 가장 큰 피해자는 셰리일 듯. 그는 평생 채워지지 않은 갈증때문에 괴롭고 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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