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튜울립 2024/12/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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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 헤더 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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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 201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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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문신가 #헤더모리스 #박아람 옮김 #북로드 #소설 #독서기록 #도서관대출
꽤 오래전에 이 소설에 대해 알았는데, 제목이 너무 슬프고 아파서 읽고 싶었지만 미루고 있었다. 도서관에 갔다가 다른 책을 찾는데 뙇. 이번엔 읽어야지 하고 가져왔는데...역시 즐겁게 읽을 수는 없는 책. 그러나 의외로 술술 읽히는 책이다.
게다가! 소설이라고 해서 창착물이라고 생각했는데..주인공 ‘랄레‘는 실존인물이었다!! 작가가 소설을 쓸 때 특히 역사물을 쓸 때는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자료 및 사실에 입각해서 상상을 덧붙이는데 - 사실 기반 없이 허구의 사실을 늘어놓으면 그것은 판타지가 된다- 이 소설은 생존인물과의 인터뷰에 조금(?) 살을 붙인 것이었다. 책 말미에 주인공 부부의 사진 및 각종 서류가 첨부되어 있다.
24세 유대인 랄레 소콜로프는 1942년 어느 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도착한다. 다국어가 가능하고 영리하고 친화력이 있는 랄레는 운 좋게 수용자들에게 문신 새기는 사람 ‘테토비러‘가 된다.생존을 위해 그 일을 하는 그는 ‘하나를 구하는 것이 세계를 구하는 길이다(p55)‘라고 마음 먹으며, 자신의 위치에서 주위 사람들을 돕게 시작한다. 또 평생의 사랑인 ‘기타‘를 만난다. 그 와중에 ‘고양이 목숨이 몇 개지?‘하고 되뇌이게 하는 위급한 상황도 여러번 넘기지만, 마침내, 나치가 패망할 무렵 탈출하고, 먼저 수용소를 떠났던 기타와도 재회, 결혼하고, 이후 슬로바키아에서 거주하다 탈출하여 호주로 이주한다. 2006년에 사망한다. (기타는 2003년 사망)
현재진행형으로 이루어진 소설은 마치 바로 눈 앞에서 그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처음 작가는 이 소재로 영화를 만드려고 계획했었다고 한다. 첫 시도는 실패했으나, 소설이 성공하면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홀로코스트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부역자로 살았지만, 그것은 생존의 본능에 의한 것이었다. 남을 해치는 일도 아니었다. 랄레는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그 삶에서 얻은 이익을 주변 사람들을 도우며 산다. ‘아침에 깨어나면 그것만으로도 그날은 좋은 날이다‘ 라는 신조로. 사람이 얼마나 괴물이 될 수 있는가의 대표적인 사례인 홀로코스트. 그 곳에서 살아남은 기타와 랄레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랄레의 사업이 망해서 정든 집을 떠나야 했을 때 기타는 노래를 부르며 짐을 싼다. ‘5분 뒤에 목숨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환경에서 몇 년 동안 살고 나면 딱히 못 할 일이 없다...건강하게 살아 있기만 하면 다 괜찮아질 거야. (p337)‘ (아들 게리의 기억) 담담한 심정으로 이 소설을 술술 읽어나가다 이 구절에서 순간 먹먹해졌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그게 과연, 당연히 , 그렇게 될 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세상은... 왜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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