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아버지의 해방일지
튜울립 2024/12/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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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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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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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해방일지 #정지아 #소설 #창비 #독서기록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렬한 소설. (요즘 왜 읽는 책마다 시작이 왜 이런지...) 빨치산 출신의 아버지때문에 연좌제로 평생을 힘들게 살아온 딸이 아버지 장례를 치르며 그동안 몰랐던, 아니 애써 외면해왔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돌아보며 느낀 애환이 우리의 슬픈 현대사와 맞물려 펼쳐지는 스토리이다.
빨치산의 딸로 살면서 감정을 눅이다보니 절로 시니컬해진 딸. 그러나 장례식장을 찾는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좌, 우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었던 아버지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긍게 사람이제‘, 그들은 색깔과 상관없이 그저 저마다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오죽했으면 글겠냐.‘ ) 자신의 마음 속에서 뜨거운 정을 끌어내는 딸의 모습은 먹먹하다. 한걸음 떨어져 아버지를 어머니를 지켜보던 딸은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죽음은 그러니까, 끝은 아니구나, 나는 생각했다. 삶은 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p231)‘ 정말 그럴까. 죽음에 이르러서라도 완전한(!) 이해가 가능하다면 정말 좋겠다.
최근 연이어 친구들의 부모님상을 연락받았다. 나도 정정한 부모님 네 분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 참이라, 잦아지는 소환에는 절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런 상황에 이 책을 읽으니 ‘나는? 내 부모님은?‘ 하고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그때가 되면 서로 이렇게 소설에서처럼 좀더 이해하게 될까? 아니 살아계실 때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면 더 좋겠는데. 이미 좁아질 수 없는 간격에 체념하고 있는데...
어제 지하철로 왕복 2시간 넘게 이동해야하는 일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챙겨갔다가 다 읽었다. 그만큼 몰입력이 있는 소설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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