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그리스인 조르바
튜울립 2024/11/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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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자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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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 201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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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조르바 #니코스카잔자키스 #유재원 옮김 #문학과지성사 #소설 #한국최초그리스어원전번역 #도서관대출
#알렉시스조르바의삶과행적
아주 아주 예전에 ‘희랍인 조르바‘라는 제목으로 읽었던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소설이 한국 최초 그리스어 원전번역으로 나와서 읽었다.
실존인물 알렉시스 조르바(본명 요르기오스 조르바스)와의 만남에서 작가가 느꼈던 성찰이 깔린, 크레타섬(실제는 아님)에서 갈탄 채취 사업을 하다가 망한 이야기가 소재이다. 망한 사업이었는데, 작가가 이 소설을 출간하고 그 손실을 만회했다고 한다. ㅎ
19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세계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 살육의 시기였고 ‘먹물‘인 작가는 삶의 고뇌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그때 만난 조르바는 작가의 전공인 니체가 말하는 ‘빼어난 인간 ‘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낙타의 삶을 살다가, 적의 우두머리인 불가리아인 신부를 살해한 후 자신의 행동이 가져온 비극적 결과를 보고 깊은 회의에 빠져 모든 것이 헛되고 위선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털어버린다. ˝세월이 흐를수록 난 먼지를 털어냅니다 그리고 가벼워집니다....난 자유로워지고, 사람이 돼갑니다.‘ p393 사자의 삶을 살던 그는 그 단계를 벗어나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경지 (빼어난 인간)에 이른다. 빼어난 인간이 되고자 하던 작가는 자신이 매어있는 줄을 끝내 끊어내지 못하고, 자유인인 조르바를 선망할 뿐이다.
˝인간이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오?˝
˝보쇼, 자유인이란 거요.˝ p37
아마도 내가 과거에 읽었을 책은 이윤기 선생이 번역한 책이었을 것이고 (그 책은 프랑스어본에서 번역된 영어본을 번역한) 이미 그 책은 내 수중에 없어서 그리스어본을 번역한 이 책과 비교할 수 없지만, 내용의 충실함에서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20대에 읽었던 조르바보다 60에 들어서 접하는 조르바에 대한 생각은 다를 것이다. 자유를 꿈꾸지만 나는 내게 이어져있는 끈을 잘라낼 생각조차 없다. 하지만 나를 옥죄는 모든 것이 사실 의미없음을 알고는 있다. 여전히 털어버릴 용기는 없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 세속적인 욕망은 어느정도 털어버렸다 생각하지만, 여전히 평온한 현생을 포기할 생각은 없는데. 이 나이에도 여전히 혼돈은 이어진다.
각자는 자기만의 천국을 가지고 있다. p267
너는 내 영혼 안으로 절대 들어올 수 없어.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을 테니까.
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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