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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악귀>라는 드라마를 참 재미있게 보았다. 드라마 회차가 지나가면서 한국의 귀신들에 대해 검색해보며 배워가는 맛이 있었는데 <요괴어사>도 그렇다. 불가사리, 토어, 귀수산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온갖 요괴들이 나와 그것들에 대해 찾아보는 재미가 컸다. 또 한번쯤 들었을 만한 우리나라의 민담, 소설들과 비슷한 점을 찾아보는 것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이다.
<요괴어사>는 요괴를 상대하는 어사대와, 그들을 조직한 정조, 또 주변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주로 어사대인 벼리, 백원, 광탈, 무령, 해치 를 조명한다. 또 백성들을 마음깊이 생각하고, 어사대를 보살피는(?) 정조의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인물 하나하나 공백 없이 꽉찼다. 그들만의 사연이 있고, 각자만의 목표 혹은 바람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아픔을 딛고 성장을 한다. 이 모든 것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을 읽는 데에 폭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꽤 두껍고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었다. 한국 민속 신앙이나 요괴들, 민담과 구전설화 등 학창시절부터 굉장히 좋아하던 분야였기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투 장면도 빈틈 없이 상당히 짜임새 있고, 긴박한 분위기를 잘 살려 상상해보는 재미가 크다. 또 요괴들의 악행을 보면 마냥 동화처럼 슥 지나갈 만한 수준이 아니라 꽤 오싹하고 적나라하다. 그렇기에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작중 상황에 더 몰입하며 손에 땀을 쥐고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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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서는 제목인 '각성'답게 등장인물들이 능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줄곧 가지고 있었던 아픔이나, 결함, 공백을 채우고 어사대 모두가 호흡을 맞춰가며 동료애가 꽃피는 모습을 보며 덩달아 미소짓게 되었다. 광탈의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찔끔 눈물까지 났다. 그만큼 감동과 재미와, 긴장감 이 세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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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단연 백원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정신-무력-정신-무력 약간 이렇게 번갈아가며 성장을 이루는데, 그 과정에서 얻게 된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 듯하다. 책 후반부 서술된 것처럼, 앞으로 요괴어사대가 조금 더 자유로이, 보다 안전하게 요괴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또 그만큼 더 강력한 요괴가 나오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더 큰 요괴들을 위한 빌드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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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꼭 1권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1권을 읽지 않고 2권을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어사대의 구성원들에 얽힌 서사, 어사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등을 알려면 꼭 1권과 함께 읽어야 할 것 같다. 다음 권의 내용이 정말 궁금하게 끝나 언제 3권이 출간될 지가 몹시 궁금하다.
#설민석 #장편소설 #요괴어사2
※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