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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감자고로케
  • 마고 머츠가 치워드립니다
  • 이언 맥웨시.캐리 매크로슨
  • 12,600원 (10%700)
  • 2023-08-17
  • : 59

 

간혹 다른 사람에게 온라인상으로 연락할 때, 혹은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릴 때 실수가 있으면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허둥지둥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은 SNS가 활성화되고, 인터넷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며 나의 민감한 정보가 나도 모르는 새에, 내가 모르는 곳에서 삽시간에 퍼질 수도 있다. 내가 의도치 않은 정보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어 현실의 삶마저 공격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마고 머츠가 치워드립니다>는 요즘 시대에 딱 어울리는 듯한 소설이다. 요즘 시대에 부합한 소재와 방향으로 마치 넷플릭스의 <두 리벤지>가 연상되는 책이었다.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을 들어는 봤으나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들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장의사라는 단어 때문에 고인의 생전 인터넷상 기록들을 지워주는 직업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인터넷에서 저장, 유통되는 의뢰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영구적인 파기를 대리해주는 직업이라고 한다. 디지털 기록을 삭제함으로써 원치 않는 정보로 고통을 받는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신종 직업(이 된지는 꽤 된)이다. 

 

  책의 주인공인 마고 머츠는 대학교 등록금 마련의 일환으로 교내, 혹은 가까운 외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장의사 사업을 진행 중인 인물이다. 그녀는 의뢰인이 온라인상에서 지우고자 하는 정보에 대한 의뢰를 받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의뢰를 완수한다. 일반적으로는 완전히 컴퓨터 기술에 능통한 인물을 떠올릴 것이지만, 그녀는 해킹 기술적인 부분은 소꿉친구나 다름없는 섀미의 도움을 많이 받고, 그녀 자신은 행동가적 면모를 많이 보여준다(연기, 변장, 잠입, 위조 등). 

 

  그러다 그녀는 한 의뢰를 받는다. 일명 '루비(루스벨트 비치)' 즉, 교내의 누군가가 만들어낸 리벤지 포르노 사이트의 피해자로부터. 그녀는 진심으로 분노하며 이 사이트를 폭파시키기 위한 계획에 착수하는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루비의 피해자수가 늘어나고, 범위까지 넓어진다는 사실에 나 또한 마고처럼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사이트 개설자를 찾고 싶었다. 마고가 계획을 진행시켜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학교생활과, 교내인물들에 대한 설명, 그들과의 관계에 대한 서술이 나오는데 꼭 넷플릭스 하이틴 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았다. 추후 영상물로 제작되어도 참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소설이었다. 마고의 추리와, 마고가 후보자들을 좁혀과는 과정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어난 에이버리와의 로맨스 등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누가 범인이지?'가 큰 주제인 소설들은 자꾸만 주인공 옆의 등장인물들을 의심하게 되는데, 이 책도 후반부까지 그러한 감정으로 긴장을 놓지 않은 채로 읽을 수 있다.  

 

  아무래도 인터넷 관련 내용이 많이 들어있는 만큼 주고받은 메신저들이 말풍선 구조로 보기 좋게 잘 배열되어 있다. 또 주석이 꽤나 많은 책인데, 일반적인 책들은 그저 뜻풀이의 느낌이라면 이 책의 주석은 마고의 사족들이 서술되어 있어(tmi를 비롯한) 꼭 사족까지 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다소 무겁고 지겨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마고의 서술로 너무 어두운 방향으로 빠지지 않게 균형을 잘 잡은 이야기이다. 마고 특유의 농담들과 10대의 사소한 이슈들, 학교의 가십거리 등이 적당한 비율로 잘 어우러져 있다. 10대의 까칠하고 냉소적인 여고생, 마고 머츠의 시선을 따라가며 여러 감정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다. 읽으면서 여러 인간 군상과 관념을 마주하게 된다. 여성들의 연대, 악인에 대한 분노, 가족의 사랑까지. 소설 내부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는데, 그녀가 아직 10대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일꺠웠다. 완벽한 인물이 아니라서 더 정감이 갔고, 공감이 되었다. 

 

 간만에 아주 다방면으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책 두께가 아주 얇지는 않은데, 앉은 자리에서 쭉 완독했을 정도이다. 또 이 책은 마고의 또래인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 청소년, 여성 관련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 하이틴 드라마 같은 생생함과 재미를 소설에서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소설 #마고머츠가치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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