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읽을 때는 알지 못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드라마적 구성에 익숙해져있던 나에게 물 흘러가듯 사람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토지의 이야기는 너무 낯설기만 했다.
나, 참 쓸모있는 인간은 이러한 토지의 구성이 인간의 삶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임을 명쾌하게 집어낸다. 그리고 방대한 토지의 이야기가 품고 있는 인간 한명 한명의 삶을 우리 앞에 드러내놓는다.
그러나 이책은 결코 토지 해설서가 아니다. 토지 속 사람들의 삶을 통해 수십년 전 이들의 삶이 현재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주는 작은 위로'인 것이다.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듯한 저자의 친근한 말투가 책장을 순식간에 넘어가게 한다.
토지의 방대함이 첫장을 펼치기 두렵게 한다면, 이 책을 통해 토지 속 인물들과 잠시 인사를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