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있는 믿음
AusterlitZ 2025/02/1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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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의 발견
- 데이비드 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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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 2023-01-05
: 1,551
*. 까치글방 서포터즈 2기 활동으로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우리는 생각 이상으로 더 주관적인 존재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려고 해도 주관성이 개입한다. 개인의 경험이나 가대에 따라 같은 대상이라도 얼마든지 달리 여겨질 수 있다는 말이다. 새내기 때 교양수업으로 <심리학개론>이란 수업을 들었다. 그때 심리학 역사에서 손에 꼽힐 만한 여러 실험과 이를 버텅으로 한 이론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의 감각이란 생각만큼 완전하지는 않다. 그러나 전화위복이란 말이 있듯이, 불완전한 인간 인지 기능을 역이용해 오히려 우리는 더 나은 존재가 될 수도 있가.
우리가 매번 경험하는 온갖 자극에 그때마다 반응한다면 아마 우리 뇌는 진작에 과부하에 걸려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뇌는 특정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따라 적절히 반응하도록 몸을 통제한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는 보는 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대로 본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론다 번의 <시크릿>에서 강조했던 주제다. 비단 그 책만이 아니라 평상시 우리나라 베스트셀러 순위를 가득 채우는 온갖 자기계발서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래서 제대로 읽기 전에 나 또한 이 책 역시 다른 책과 뭐가 그리 다를까 싶은 선입견으로 차 있었다. 하지만 근거 없는 낙관론만을 펼치는 수많은 책과, 학술지에 게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심리학과 생리학적 이론을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을 동일선상에 놓고 같은 취급을 하면 이 책과 저자가 무척 억울해할 거다.
책애서 다루는 핵심은 “기대 효과expectation effect”, “예상 효과expectancy effect”, “오이디푸스 효과Oedipus effect”, “의미 반응meaning response“ 같은 용어들이다.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의미하는 바는 같다. 즉 우리 신체 생리도 바꿀 수 있는 “예측 기계prediction machine”로서 작용하는 뇌의 활동과 역할은 우리 생각보다 더욱, 훨씬 더 엄청나고 놀랍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른바 위약 효과라고 알려진 플라세보placebo(‘낫게 한다‘는 라틴어)와 이와 반대인 노세보nocebo(‘해를 입힐 것이다’는 라틴어) 효과를 통해 우리 마음 먹기애 따라 약효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해가 아무리 힘들었다고 한들 새해에는 작년보다 더 나은 일이 생기기를,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게 된다. 매년 보내고 맞이하는 또 다른 해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그리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건 새삼 이상하지도, 잘못된 일도 아니다. 많은 이들이 새해엔 운동을 하고, 금주나 금연을 하며, 식습관도 바로 잡아 더 건강해질 거라 다짐한다. 아쉽게도 나를 포함해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렇게 작심삼일로 끝낼 수도, 아니면 습관으로 만들어 평생을 꾸준히 실천하게 될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건 바로 내 마음가짐이라는, 일체유심조 사상이 떠오른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이왕 마음 먹고 뭔가를 해낼 각오를 했다면 쭈욱 지켜나가야 한다. 새해에 이런 길잡이 같은 책을 만나서 무척 반갑다. 생각을 아주 조금만 바꿔보더라도 결과는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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