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답이 있다
AusterlitZ 2024/12/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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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에 답이 있다
- 크리스티 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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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0) - 2024-11-04
: 525
*. 김영사 서포터즈 18기 활동으로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이 책을 모두를 위한 모든 것의 이야기로 썼다. 이 책은 발견과 과학, 자연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때때로 철학적 질문도 던진다. 자연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일까?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할까? 창조와 혁신이 복잡하게 얽힌 세상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자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인간이 보고 배울 거리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숨어 있다. 흔히 인간은 야생의 이치를 확장해 자연계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명하려고 애쓴다. 그런 노력에는 생물학, 공학, 화학, 물리학, 재료과학, 수학 지식이 총동원되며 각계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 저 너머의 잠재력을 발굴한다. 탐험가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곳을 직접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텅 빈 듯한 공간에 뭐가 있을지 궁금해하듯, 아무도 발 들인 적 없는 미지의 세상 깊숙이 들어가 새로운 통찰을 얻고 인류의 집합지식을 확장하는 게 과학이 하는 일이다.] - p.11
이 책을 읽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태양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같은 말이 떠올랐다. 전에 없던 개념이나 사물을 만들어내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당장 나의 짧은 대학원 시절만 하더라도 그렇다. 수업을 듣다가 슬슬 석사논문 주제를 정해야 할 때였다. 마음 속에 담아둔 주제는 많았다. 문제는 내가 고른 주제와 연관한 ’선행연구 존재 여부‘였다. 나름 원대한 목표에 비해 연구 경험과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니, 참고할 만한 선행연구 없이 석사학위논문을 써나가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저자와 지도교수, 그리고 심사위원 말고는 누구도 읽지 않을 석사논문만 해도 이 정도란 걸 느꼈다. 하물며 우리가, 인간이 마주하는 온갖 문제는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자연을 정복하고 지배할 수 있다는 근대적 사고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이후 인류 문명은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여전히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고,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인간은, 아니 모든 생물은 결국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는 존재다. 모든 생물이 결국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적으로 진화한 게 지금의 형태라고 한다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을 면밀히 관찰하면 우리에게도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혁신이라는 건 그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창의적으로 잘 조합하여 상용화 시킬 수 있다면 혁신은 그걸로 충분하다. 물론 이 과정이 몹시 어렵고 지난하기에 혁신이 쉬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무엇보다 방대하고 광활한 참고 자료가 있다. 바로 자연이다. 바닷가재의 눈 구조를 참고해 천체망원경을 개선하거나, 개미나 벌의 무리지능을 응용해 로봇공학에서 효율성을 올리기도 하고, 홍합을 분석해 무독성 접착제를 개발하며, 산호의 성장 과정을 참고해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여보기도 하고,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다름 아닌 파충류에게서 영감을 받아 개발하는 등 자연 속 수많은 생물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우리에게 혁신의 단초를 제공해준다.
저자는 단순히 자연물에서 우리가 어떤 영감을 얻고 이를 혁신으로 이뤄내려는 시도가 있는지 나열하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자연은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큰 도서관인데, 이토록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도서관을 우리 스스로 없애고 있으니 분명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반복해서 주장한다. 이처럼 우리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자연이 날이 갈수록 병들고 훼손되고 있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기후 위기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해가 갈수록 길어지고 더워지는 여름을, 더욱 극단적으로 변하는 날씨를 마주해야 한다.전지구적 조별 과제라고 할 수 있는 기후 위기 앞에서 각국은 저마다 이익을 챙기기 바쁘다.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는 와중에 자연은 점점 더 피폐해진다. 그리고 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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