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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tore님의 서재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
  • 브누아 브레빌 외
  • 17,100원 (5%540)
  • 2024-09-30
  • : 370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코리아에서 모집한 신간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 잡지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 〈'우리'의 검투사 트럼프는 복수를 할 수 있을까?〉(p.10~19)

  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고, 다시 대선에 출마해 당선이 꽤 유력한 건 미국 선거 역사에서도 분명 드문 일이다. 16년 대선에서 승리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트럼프가 다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그리고 전 세계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 경험해 보았기에 충격의 강도가 조금 약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안보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트럼프는 기존 미국 정치권에서 통용되지 않았던 정책을 대담하게 밀어붙였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에 그가 공언한 걸 보면 분명 특이한 정치인이다. 물론 그가 제도권에서 주류 정치인으로 성장한 게 아니라, 평생을 사업가, 협상가로 살아왔기에 그런 면모를 보이는 거란 생각이 든다. 어찌 됐든 트럼프는 정치인이 선거 승리를 위해 흔히 쓰는 외연 확장 정책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 대신 그는 '집토끼', 그러니까 핵심 지지층을 더욱 충성스럽게 하는 공약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그가 처음 정치권에 진입했던 때 트럼프 지지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엄연히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아닌가. 또다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걸고 넘어질 게 뻔하기에 한국인 입장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껄끄러울 거 같긴 하다. 하지만 워낙에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니, 그가 내세우고 추진할 다른 공약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2. - 〈독일 정치를 뒤흔드는 새로운 '보수 좌파': 자라 바겐크네히트는 무엇을 상징하는가?〉(p.44~50)

- 〈신보수주의 이념의 씨앗을 뿌리는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위험한’ 유럽 청사진〉(p.51~55)

  두 기사를 읽고 나서 기존에 통용되는 진보와 보수에 대한 개념이 조금씩 흔들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특히 시리아 내전 이후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이 사회 문제로 성장하면서, 기존에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던 독일 좌파마저 극우 정당 AfD와 같은 입장을 취한다는 건 무척 상징적이다.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이성과 정의를 위하여(BSW)는 독일 사민당(SPD)나 녹색당, 그리고 좌파당과 노선을 달리한다. 사회 보장과 경제 분야에서는 진보를,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보수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대도시권 고학력자 진보층에 적극 구애하는 기존 좌파 정당과는 달리, 중소기업 노동자로 구성된 중산층과 서민층을 연합한 사회 진영을 구축하려는 게 핵심이다. 

  이런 독일 정당 구조 재개편은 EU 집행위원장 폰 데어 라이언의 구상과는 무척 상극처럼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지는 EU에서 중심 역할을 하던 독일의 상황을 무척이나 크게 바꿀 것이다. 보호주의가 정당화되면 수출 중심이던 독일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러시아를 견제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NATO를 강화하고 군수산업을 육성하면 기존 독일의 군사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등이다. 숄츠 총리는 이에 대립각을 세우니 예측하기 어렵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민지가 계속 유입되고, 독일 경제 성장이 정체하며, 인플레이션은 잡을 수 없는 이런 국면이 AfD 같은 정당에게 무척 큰 기회다.      

  

3. 〈강대국 탐욕의 희생양이 된 오세아니아 섬나라들〉(p.71~74)

  NATO가 대서양을 넘어 인도양과 태평양에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건 미국의 대 중국 봉쇄 전략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중국을 더욱 압박할 수 있으니 말이다. AUKUS나 파이브 아이즈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큰 일이다. 국제 정치를 공부하다 보면 강대국들의 이권 경쟁과 화합에 중소국이 피를 보는 경우가 무척 많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건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라서, 오세아니아 섬나라들은 기후 위기 탓에 영토가 사라질 와중에도 치열하게 셈법을 하여 어느 한 편을 선택해야 한다. 냉전 때 비동맹국가들이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진영 중 한 쪽을 택해야 했던 압박을 받았듯이 말이다. 미국이냐, 중국이냐보다도 중요한 건 결국 국익이다. 태평양도서국포럼(PIF)는 '푸른 태평양' 전략으로 국제 사회에 자신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리고 있다. 부디 이 목소리가 강대국의 이익에 잠겨 사라지지 않고 온전히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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