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사회는 공진화한다
AusterlitZ 2024/11/1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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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 이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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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 - 2024-09-30
: 1,115
*. 김영사 서포터즈 18기 활동으로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새삼 이 책을 읽고 다윈의 진화론이 얼마나 파급력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얼마나 많이 설명할 수 있는지 깨달았다.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학에서 큰 패러다임이 되었다. 이 책은 생물학이 아니라 기술에 관한 책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STS(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과학기술학) 혹은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과학-기술-사회))를 다루는 책인데, 얼핏 생물학과 기술은 큰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기술 역시 수많은 생물처럼 진화하는 존재이며, 그 과정은 진화론의 주요 논거를 따른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복잡하고 왠지 모르게 차가워 보였던 기술이 이 대목에서 친근해지기 시작했다.
과학과 기술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두 대상은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학은 이론적으로 기술을 뒷받침하고, 기술은 인간에게 실용적인 도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두 학문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그렇기에 엄밀히 구분할 수 있다. 기술은 생물의 일종이라는 설명르로 돌아가보자. 어떤 상황이나 기존 도구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기술은 탄생한다. 여기서 시행착오, 아니 시행학습을 거쳐 다른 기술과 결합하며 기존 단점을 보완한다. 더 나은 기술은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더욱 완전해진다. 변이-선택-전승이라는 진화의 핵심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안그래도 STS에 관심이 있던 차에 이런 명쾌한 책을 만나 무척 반가웠다. 이 책의 저자인 이정동 교수는 예전에 KBS 다큐멘터리 <축적의
시간>과 원작 저서에서 접한 적이 있다. 중국이 급부상한 이유를 엄청난 노동력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세계의 공장을 바탕으로 한 무지막지한 시도가 결합한 결과로 설명해준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최근 화두가 되는 신기술은 단연 AI와 이를 뒷받침하는 장치인 칩셋 등이다. 엄청난 기술 발전이 과학은 물론 주식, 산업 지형도 같은 전반적인 산업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통시적인 시각으로 기술이 사회와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변화를 가속화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 분야에선 오랫동안 홍성욱 교수가 관련 저술을 집필했는데, 이정동 교수라는 탁월한 저자를 다시 상기시켜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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