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결과는 내 몫이다.
모니카 2022/11/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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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땅의 야수들
- 김주혜
- 16,200원 (10%↓
900) - 2022-09-28
: 3,925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으면서 불현듯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백석)중에서
사는 일이 고달팠을 때 종종 되내이며 마음을 달랬던 시 구절이다. 내가 아무리 애써도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한 일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여러 날이 지나면서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일이 디딤돌이 되어 주기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월향이나 연화, 그리고 단이 이모, 한철, 성수, 명보, 그리고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던 야마다 겐조등 여러 인물들 중에 옥화(그녀는 작품 속 인물들과 촘촘하게 연결 고리를 맺고 있다. 기생으로서 탁월한 외모를 지니고 있지 않았지만 그녀에게는 강임함과 따뜻함이 있다.) 그리고 정호(아버지의 유품을 지니며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옥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멋진 남자였다.) 이들은 자신의 뜻대로 살고 싶었으나 이것들 보다 더 크고 높은 것들 때문에 좌절하고 상처를 입었지만, 삶의 주체로서 살아간다. 그것이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때론 잘못되었다며 질타를 받기도 했겠지만, 그들은 소신껏 굴곡진 시대를 살아간다.
나는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다.는 ‘세옹지마’ 말뜻을 이해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은 삶이 세옹지마임을 일깨워 주었다. 삶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절도 있고, 때론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도 있지만 그래도 살아있기 때문에 그런 희노애락을 겪어낼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얘기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는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P250_정호의 생각
사는 일은 늘 선택의 기로이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매순간 누구나 최선을 위해 고민한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 최선의 결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게 아닌가. 선택의 기로에서의 고민보다는 내가 선택한 길의 결과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이 ‘그렇지만’이 될지 아님 ‘그래도’가 될지는 내 몫인 것이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분량의 두께로 부담감이 있었지만, 부드러운 문체가 책속으로 끌어 들여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지금 어딘가에서 힘들지만 잘 살아가고 있을 누군가에게도 이 책을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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