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이 책의 프롤로그에 소개하는 저자의 국제관계에서 냉혹함에 대한 설명이다. 약하고 스스로를 지킬 힘조차 없으면서 중립을 지켰던 멜로스섬을 공격해 주민을 학살한 아테네의 사례 뿐만아니라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의 학살로 수십만명의 무고한 목숨이 사라지고 있지만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결성한 유엔은 그 역할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물론 국제기구 유엔의 역할이 그동안 아쉽지만 나름의 역할을 했던 것은 국제법이나 다자간 협력체제가 있었기 때문은 아니다. 바로 경찰국가를 자처한 유일의 ‘수퍼 파워’ 미국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트럼프가 행한 것은 소프트파워의 약화를 야기했다고 한다. 이는 미국 외교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미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지칭하는 ‘트럼피즘’의 등장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본심>은 국제질서와 미중 관계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녹여진 책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미중 갈등이 얼마나 더 악화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불확실한 국제정세 하에서 국익 극대화의 한 방안으로 채택한 전략적 모호성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음을 지적한다. 다만 중국과 미국이 우리의 스탠스에 대해 지금까지는 참아왔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고유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미국도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린란드를 노리는 미국의 노골적인 외교 수사를 보면서 우리도 이제는 ‘글로벌 각자도생’의 국제관계, 힘의 논리가 국제법 보다 우선되는 냉혹한 역학관계에서 생존을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이 책은 그러한 국제관계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이해시키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