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에 이맘때쯤 벚꽃길이 멋졌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파릇파릇하고 싱그러운 이파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벚꽃을 눈에 담기도 전에 빨리 피고 바닥에 흩어져 버렸다. 청소하는 분들은 참 힘드셨겠다 싶은 게 꽃잎이 휘날릴 때는 멋진데 바닥에 떨어지면 연한 꽃잎이 바닥에 끈질기게 들러붙어 있다. 꽃을 피우기까지의 인고의 시간을 생각하면 쉽지 않았겠지.
누구나 사랑에 아파하고 힘들어했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특히 일방적인 사랑의 상처는 더욱 그럴 것이다. <사랑도 복원이 될까요?> 책 속에서는 낡은 책을 고치는 황설과 야생동물 곰을 치료해 주는 수의사 정유건이 나온다. 다꾸를 나름 꾸며 보면서 이름을 썼더니 주인공과의 사이가 조금은 가까워진 기분이다. 지리산, 반달곰, 구례, 섬진강 책사랑방 등 드라마를 통해서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새로운 공간에서의 이야기는 읽는 이를 설레게 한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곳에 가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으면서 책이라는 공간이 사람에게 마법을 걸 수 있겠구나 싶었다. 다양한 책들을 섭렵하지 못했지만 읽을 때마다 설레는 책들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번 읽었냐고 하면 한 번 읽었을 뿐이지만.

소설 속 이야기와 구례 여행지의 만남이라고 해도 좋을 콜라보였다.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뭔가 로맨틱한 느낌이 들었다. 책에서 좋은 구절을 적으려고 읽다가 표시도 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우리나라이기에 지명이 친숙하다는 점, 환경 자체가 익숙하게 다가왔다. 뭐든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에 황설을 따라서 산길을 오르는 중이다. 노고단 가본적 있는데 하면서 산이란 언제든지 날씨가 무섭게 변할 수 있다. 그렇기에 멀리서 쳐다보는 것을 좋아하는 1인으로써는 황설을 따라가다가 무슨 변이 생길 거라는 것을 바로 눈치챘다.
산에서 곰을 만날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를 생각하며 운이 나쁘게도 황설은 그런 상황에 맞닥뜨린다. 유건과 황설의 만남은 처음부터 좋을 수 없었다. 그런 상황속에서 유건은 다친 곰을 먼저 구하고 황설을 멀뚱히 쳐다볼 수 없었음을, 그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학창 시절에 엄마가 사라지고 성인이 되자마자 아빠가 돌아가신다. 엄마가 무슨 뜬구름도 아니고 갑자기 사라지나. 그런 상황에서 버티게 해준 것은 친구 태양이었다. 태양이는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 황설에게는 태양은 말 그대로 태양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연인이 되어버리면 불확실한 관계가 명확해지면서 서로의 사이에 금이 가면 본드를 붙여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황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구례로 내려왔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거라 생각했던 남자친구가 헤어지자 통보하고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너덜너덜 해진 책이 꼭 자기 같다고 말한다. 자신은 누구에게나 맞춰줄 수 있고 기다려줄 수도 있는데 태양이 넌 그렇게 가버리고 말이야. 친구라 생각했기에 태양이도 해외로 떠날 수 있었겠지. 안쓰러운 마음 때문에 시작하는 인연은 꼭 탈이 나긴 하더라고. 두 사람이 24살 때 서로의 마음을 알았다고 해도 불확실한 나이라서, 그런 그럴듯한 이유로 함께 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게 갖춰줘야 시작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힘든 날들을 꾹 참고 벼텨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근데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행복한 나날들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너덜해진 책을 복원하는 사람으로서 오래된 희귀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어떻게 책을 복원하는지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 보기도 했다. 중간중간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뒷장에 나온 음악편에서 QR코드를 찍어서 들어볼 수 있다. 색다른 노래도 있고 '이럴땐 이런 분위기였구나.' 싶고 '이 음악은 잘 모르겠다.' 싶기도 했다.
구례에서의 새로운 인연들이 시작된다. 서울에서 치열하게 살던 시절을 그리워하든 이들은 없었다. 자신의 밭을 가꾸고 원하는 일을 하며 여유롭게 사는 꿈은 누구에게나 있다. 힘든 시절을 버티어야 이곳에서의 생활도 버틸 수 있다. 어느 곳에서는 쉬운 일은 없으니까. 이곳에서도 벌레와 피 튀기는 전투를 벌여야 할지 모른다.
황설은 구례 청년들을 인터뷰하는 일을 맡게 되는데 첫 번째가 유건이었다. 이리저리 피하다가 딱 걸려든 유건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좋은 사람이니까 말 못 하는 야생 곰부터 구한 거지. 황설씨는 사람이잖아.

그 뒤로 태양이 구례에 나타나고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두 사람이 잘되려고 하는데 소꿉친구 태양이 등장 한다.음악 페스티벌에서 멋진 연주와 함께,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지고 만다. 구례여행 가이드를 보면 쌍산재에 태양이 머무는 숙소로 나오는데 고아한 한옥과 대나무숲 너머의 반전을 품고 있는 공간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멋지다고 나온다. 유건이 일하는 일터이자 야생동물을 치료하는 공간으로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남부보전센터가 나온다. 이곳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추천 먹거리도 소개되어 있다. 황설이 심란한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책방에 있을때 유건이 산수유 막걸리를 같이 마시자고 한다. 구례군 산동면이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무슨 맛일지 좀 궁금해진다. 유건이 적극적으로 나오게 되는 장면이 더욱 기대되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약자는 아닌데 그렇게 되어버리는지 안타깝다. 대놓고 좋아한다고 말하고 유건은 전혀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사람이 야생 곰을 돌보더니, 곰처럼 뻔뻔해지는구만. 역시 누굴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도 달라지는 모양이다. 사랑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하든 시작과 끝이 있다. 사랑은 복구가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할꺼라 생각하며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부록으로 전라남도 구례편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