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댄스는 맨홀님의 서재
  • 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이클립스
  • 19,800원 (10%1,100)
  • 2026-03-03
  • : 1,11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사람에게 필요한 땅은 얼마나 되는가?로 시작하는 에필로그.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의 주인공이다. 파홈은 놀라운 제안을 받지만 해가 지기 전에 출발점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는다. 우리도 파홈처럼 그걸 알면서도 최대한 멀리까지 가고 해가 지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출발점으로 돌아오려 할 것이다. 죽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아버지는 힘들게 돈을 버시고 어차피 죽어서 가져가지도 못할 것인데 그것을 끝내 놓지 못하셨다.


파홈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지만 아직 우리는 살아있다. 눈을 뜨면서 뛰라는데 눈은 뜨고 있다. 이제 어쩌라는 거지. 시간이 돈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또 다른 강박을 준다. 돈보다 소중한 시간을 우린 그만큼의 가치로 되돌려 놓기 위해서 애쓴다. 하지만 책에서 말한 것처럼 달라진 것은 없다. 예전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주택이 없어서 대출이 없었고 화폐의 가치가 안정적이라 풍요로웠다. 그땐 아니었을 수도 있다. 지나고 나면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하지만 지금 월급의 숫자는 예전보다 올라갔지만 사야 할 물건의 가격은 빠르게 올라간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것에 비해 물건의 가격은 올랐지만 질은 떨어진다.


생활물품을 고를 때 예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상 선택한 물건은 예전만 못하다. 이 가격에 이 상품이 맞나 싶다. 당연하게 물건에 가격을 매기고 사람에게도 그 잣대가 당연하게 드리워졌다.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겠다. 멍거의 인센티브에서 사람은 말이 아니라 보상 구조에 반응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단맛과 쓴맛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달면 우선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이다. 언제는 현재만 살라고 그랬으면서,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돈을 더 준다는데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자본주의가 우릴 이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선택할 수 있지 않냐며 반박할 수 있다.


요동치는 경제 시장에서 지금이 주식을 팔아야 할 때라고 말하는 사람들, 떨어지면 올라갈 때가 있을 테니 기다리는 사람들, 오르락내리락 놀이 기구를 타는 것도 아니고 사고 나면 날아가는 것은 똑같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면서,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잘 아니까 한 바구니에 담네. 개미는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된다. 왜 전문가가 아니니까. 행운에 속지 말라고 한다.


"경쟁적 생태계는 사람들을 무자비함, 혹은 죽음으로 밀어 넣는다."(105쪽) 좋은 대학교 가면 세상 끝날 것처럼 난리를 쳐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은 그저 다른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역시나 우린 알고 있다. 들어가면 나오고 싶어지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진짜 필요한 것이 뭔지 아는 것이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 구분이 생기면 숫자가 보인다. 숫자가 보이면 시간이 보인다. 시간이 보이면 자유가 보인다. (277쪽) 그래서 결국 우리가 월든 작가처럼 산에 들어가서 살 수 있을까? 최소한의 비용으로 필요한 것만으로 구성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예전에는 공기라도 좋았지만 지금은 미세도 나쁜데, 그럼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나. 그래서 자연인을 즐겨 보나보다. 그런 삶을 꿈꾸지만 해야 할 일은 태산이라서. 아무나 자연에 들어가서 사는 건 아니었다. 야생에 살려면 또 다른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나는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가? 그곳에 도착하면 멈출 수 있는가? 파홈에게 필요한 땅은 6피트였다. 이반 일리치에게 필요한 것은 진짜인 삶이었다. 둘 다 너무 늦게 알았다. 당신은 아직 살아 있다.(312쪽)

당신의 주인은 누구인가, 당신은 돈을 쓰고 있는가, 돈에 쓰이고 있는가?(324쪽)

이런 질문을 남기며 세계척학전집 훔친 부 편이 마무리된다. 무엇을 선택하든, 파홈처럼 죽기 전에 알게 된다면 좋겠다. 필요한 땅은 6피트였다고 여기에 아직 동의할 수 없다. 이젠 그정도 땅도 허용되지 않는 세상이니까.#세계척학전집훔친부편, #이클립스, #모티브, #세계척학전집, #훔친부, #자본주의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