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서주는 꿈을 꾸었다. 서점 주인인 도깨비가 서점을 돌려달라고 그러면서 서주 자신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서주는 사랑하는 연서를 만나서 행복하게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서주는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지르고 그 대가로 영생의 삶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도 못한고 그렇다고 죽지도 못한 체 말이다. 드디어 연서를 만났고 행복만 하기엔 시간이 짧은지도 모르겠다.
서주는 도깨비와 절친이었고 서점에 찾아온 손님들은 다들 엄청난 신분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각시 손님은 곧 소멸할 처지였다. 서주는 각시 손님의 부탁으로 그녀의 기록을 살펴본다. 호환마마가 돌면 무서운 일이 생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죽어나간다. 그러니 누군들 각시 손님을 반길 것인가? 기록 속의 내용을 살피고 있자니, 이 세상에 사람이나 신이나 안쓰럽지 않은 경우가 없다 싶다. 모두를 저승으로 데리고 갈 줄 알았는데, 살리기도 하니 그 연유를 알 수 없다. 신이 하는 일들을 인간이 어찌 알 수 있을까 싶다. 각시 손님은 마지막으로 마음에 품은 그를 만나고 싶어 했다. 신 앞에서도 당당했던,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고자 했던 의원이었다. 그 의원은 자신을 죽이고자 했던 악덕한 자를 살리고자 했으나, 결국 그 자의 손에 의원은 죽임을 당한다.


도깨비의 사연은 궁궐에 있는 높은 마마로 이어진다. 책 도깨비는 책으로 세상을 배워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했다. 중전이 되고자 했던 그녀의 사악한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래서 가족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그로 인해 도깨비는 분노한다. 그리고 복수한다. 그 일은 그렇게 끝난 줄 알았으나 끝나지 않았다. 복수의 화신은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나. 지독한 것들을 끌고 들어와서 정체성을 잃어버린 악귀가 되어 도깨비의 심장을 갉아먹고 있었다. 서주는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특히 연서앞에서는 그저 묵묵하게 바라보고 있는게 느껴진다. 그녀가 내곁에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말이다. 말보다 서주의 눈빛이나 행동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러니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당한 도깨비는 서주를 삼켜버리고 서주를 구하기 위해 연서는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다행히 각시 손님과 옥토끼, 차사가 도와준다. 오랜 연으로 인해서 도깨비와 서주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도깨비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도와주기 위해서 서주는 기꺼이 잡혀준 것이었다. 원한에 사로잡혀 버린 그녀는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어. 다 사정이 있었다고, 그들이 먼저 나를 죽이려고 했어.'라며 그녀의 어린시절을 연서에게 보여준다. 자신의 참혹했던 시절 어떤일이 벌어졌는지, 그래서 그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고 말이다.
각시손님이 찾던 그 사람도 볼 수 있었다. 현재에서 사람을 구하는 의사가 되었다. 자신을 원망하며 스스로를 돌보지 않고 죽어가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의 삶은 영생이라는 삶에 비하면 짧다고 볼 수 있다. 그로인해 연서가 없는 삶속에서 서주는 몹시 힘들어 할 꺼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민속에서 연서는 결정을 내리고 그런 결정을 서주는 지켜보기로 한다. 연서가 멀리 떠나기로 하지만 서주가 생각보다 많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책속에서 영생의 삶과 여러번의 환생을 통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 꽤 많다. 처음엔 신선했지만 갈수록 또 천년이야, 그런말이 나온다. 기본이 천년이란다. 천년을 기다린 사랑이라~ 책속에서 어찌보면 비슷한 맥락이 있으나 금방 푹 빠져서 읽었다. 글이란 무섭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애잔함이 묻어나는 글이 사람을 홀린다. 도깨비굴 안에 들어가서 "옛날 이야기 조금만 들려주시오." 하고 듣고 나온 기분이다.

<사진출처 환상서점 2 / 저자 소서림 / 출판사 해피북스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