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2009년에 『모리사키 서점을 나날들』로 데뷔하였고, 2010년 해당 원고를 단행본으로 출간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소설을 새롭게 옮긴 책이다.
이 서점으로 오게 된 사건의 발단은 남자친구 때문이었다. 1년 정도 사귄 남자 친구가 갑작스럽게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헤어지자는 말도 아니고 결혼하자는 말도 아닌 "나 결혼해."라고 그녀 앞에서 뻔뻔스럽게 말했다.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그녀로써는 "그래."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바보처럼 아무 말도 못 하냐고 화를 내고 싶지만 그녀가 받은 충격은 너무나 컸다. 그길로 시름시름 앓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방안에 드러누워 잠만 자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큰일 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러웠다.
겨울잠 자는 곰처럼 자다가 다행스럽게 삼촌이 운영하는 헌책방에 오게 되었다.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나아가면 되니까 마음껏 있어도 돼."라고 외삼촌이 말한다.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달콤한 말이다.
그곳에서 오전만 헌책방을 보고 그 후로는 다시 긴 수면에 들어갔다. 외삼촌 역시 갑작스럽게 떠나버린 숙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 말을 하지 않아 상황을 잘 알지 못했지만 그녀 역시 외삼촌에게 그때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외삼촌은 그녀를 데리고 결혼을 앞둔 남자를 찾아간다. 가슴속 맺힌 응어리는 풀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다행인 것은 그 남자한테 돈이라든지 그런 건 뜯긴 건 없지, 다른 것도 물어보고 싶지만 어차피 지나간 일이다. 외삼촌은 여러 방면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밀려 보여 내심 걱정되었지만 일은 그럭저럭 마무리된다.
뭐 이리도 양심 없이 딴소리하는 전 남자친구를 보니 티 안 나게 마구 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그런 사람과 하루라도 빨리 헤어진 게 다행이다. 다친 마음은 잘 달래줘야 한다. 그녀의 마음은 진심이었으니까. 책을 읽으며 그녀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뜬금없이 외숙모가 돌아오신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무슨 사정이 있겠지 싶었다. 덤덤하게 때론 아프지만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헌책방에서의 소중한 시간 덕분에 그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사진출처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야기사와 사토시/다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