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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에 눈이 떠졌다. 방문 앞에서 마우이가 히잉히잉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거실에 마우이와 누워있으니 이제 뱃 속의 한희가 꿈틀거렸다. 꿈틀이 아니라 쾅쾅이었다. 어제 저녁으로 시금치 샐러드만 먹고자서 배고파서 그랬나보다.

'왜 새벽부터 깨우는거야.'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종이잡지클럽 에서 #Achim 편집장님과의 만나고 온 이후라 생각이 달라졌다. '오늘 아침은 일찍 시작할 수 있겠구나.' 천천히 몸을 일으켜 커텐을 열고, 사과를 한희와 마우이와 사이좋게 나누어먹고, 어제 쓰다만 글을 이어 쓰기 시작했다.

<Achim> 편집장은 아침이 특정한 시간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혼자서 고요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아침형 인간' 되기 운동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을 찾다보니 아침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오후가, 새벽이 그런 시간이 될 수 있을거라 했다.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읽기 위해서는 뇌를 깨우는 루틴이 필요하다. 편집장님은 사과 식초(ㅋㅋ)를 추천했다. 사과 식초를 마시고, 사과를 먹고, 뷰가 좋은 창문 앞의 큰 탁자에 앉아 멍하니 앉아있으면 저절로 글을 쓰고, 책을 읽게 된다고 했다.

아침에 고요한 시간을 갖겠다는 의도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글을 쓰기 전까지 나를 깨우는 루틴이 있으면 된다. 나는 고요한 아침을 위해 다음과 같은 루틴을 세워 보았다.

전날 밤 책상 깨끗하게 치워놓기

눈 뜨자마자 핸드폰 보지 않기

자리에 누워 심호흡하기

일어나서 미지근한 물 마시기

사과 깎아 마우이와 나눠 먹기

7시 30분에 자이 온라인 명상 참여하기

이렇게 아침을 보내고 나니 이미 충만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하루의 루틴routine은 내 삶을 잡아주는 루트root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느즈막히 일어날 때는 아침 먹고, 글을 쓴다고 자판을 두드리다보면 "벌써 11시야!!"했는데, 이 날은 글을 쓸만큼 쓰고, 마우이와 산책을 다녀와도 11시였다. 나만의 시간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한희가 태어나고, 모유 수유를 하면 이런 시간은 꿈도 꿀 수 없겠지만 적응하는 시기가 오겠지. 이 아침의 고요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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