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었다'
누군가 웃었다는 얘기보다, 울었다는 말에 마음이 동한다.
웃음은 그 동기가 사뭇 단순해 보이는데, 울음은 그 마음이 복잡할 거라서 울렁거린다.
주인공 아이가 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넘어져서 부딪혀서 싸워서 기뻐서 다시 만나서...
아이는 하루에 한 번은 운다.
그런데 자신이 우는 이유를 모른다고 한다.
마치 '울음이 나서 울었을 뿐인데 왜냐고 물으시면.,.'
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어른들이 잘 울지 않게 된 것은
잘 웃지 않게 되는 것과는 또 다를 것이다.
웃음의 감소는 단지 웃을 일이 없어서 이고,
울음의 멸종은...울 일은 많지만,... 그 이유를 생각하기도 싫어서이고
약해지지 않으려고 (혹은 약해보이지 않으려고) 그렇게 된 것 같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인 것 같은 느낌..,
나도 어느새 어지간해서는 울지 않는 어른이 되었지만
떄로는 울음이 간절해서 울어도 괜찮은, 그런 혼자인 환경을 만들려고 든다.
울고 나서의 그 은근한 해방감과 개운함을 알기 때문일까?
쓰디 쓴 소주맛을 아는 것과 비슷한가?
아이는 아빠와 엄마가 울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자신도 울지 않게 될까 고민한다.
나는 어중간한 늙은 아이여서,
아이의 울음을 조금 귀여워하고,
어른의 울음을 은근히 응원해본다.
내가 우는 것은 창피하지만,
남이 우는 것은 애틋하기 때문에,
모두가 울어도 괜찮아지는 이 책이 널리널리 사랑받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