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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가벼운 농담이다.
  • 저주토끼
  • 정보라
  • 14,220원 (10%790)
  • 2023-04-13
  • : 15,456

문학성과는 거리가 먼 어색한 번역투, 핍진성의 부재. 작가의 내력과 영 어울리지 않는 게으른 단어 선택, 아쉬운 교정 교열. 문학계에 작가의 묻지 마 스펙 장사는 여전히 성황인 모양이다. ’머리‘는 시작부터 마무리가 읽힌다. 작가의 역량 부족인 듯하다. ‘흉터’가 나의 마음을 아주 조금 움직인 정도였다.

문학이랍시고 ‘문학적’인 것을 단정적 여성 서사, 정치적 올바름과 바꿔치기하는 장사치들이 있다. 이런 흐름이 문학계를 주름잡다 보니 요즘은 한국 소설을 읽을 때마다 불안과 안타까운 감정이 앞선다. 정보라는 그런 면에선 좀 나은 편이다. 누구 편을 들거나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현실을 우화로 바꿔놓고 그대로 밀고 나간다.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기에 읽는 도중에 의중을 쉽게 읽힌다는 단점은 있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행위 설정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없애기 위해 머리를 베란다 놓다니. 누가 보기 싫은 걸 베란다에 놓는단 말인가. ‘흉터‘에서 주인공 남자가 언어의 습득 없이, 누군가의 대화를 엿듣고 상황을 파악하는 부분에선 이게 뭔가 싶었다. 이렇게 핍진성을 날려먹고 마술적 리얼리즘을 표방하려 했나.

그러나 엉뚱하게 날려먹은 핍진성만 아니라면 ‘흉터’는다크 한 성장기로서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될 뻔했다. 슈퍼맨의 다크버전을 보는 듯한데, 슈퍼맨 같은 영웅 서사를 비튼 건 아니고 매우 일반적인 사람의 삶을 비극적으로 묘사했다.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아무튼 ’흉터‘는 괜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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