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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별을 만나다
  • 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
  • 10,800원 (10%600)
  • 2015-06-15
  • : 1,391

"저처럼 책을 통해서 위로받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몇 년 전에 강호동 씨가 진행하던 <달빛 프린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연예인들의 책 이야기...

연예인들은 책을 읽지 않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들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가 없어서..

별 기대 없이 첫 회를 봤는데.. 다소 산만한 느낌도 들었지만.. 의외로 재미도 있고 진지한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몇 개월간 빼놓지 않고 보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어느 날 그 프로그램에 배우 이보영이 나왔고..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둔 책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서..

그날은 그 책을 꺼내 보면서 프로그램을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사랑하는 것을 똑같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무척이나 반갑고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호감이 생기는 편이라..

그날 이후로 이보영.. 이란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여자 연예인에게 이렇게 큰 관심이 생길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나는 그녀가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지..

평소 책은 어떻게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등등...

궁금한 것이 너무나 많았기에..

이보영이 쓴 <사랑의 시간들> 이 책은 보자마자 무조건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는 어린 왕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꾸뻬 씨의 행복여행, 창가의 토토, 노란 손수건, 스님의 주례사, 미 비포 유 등등

총 23권의 책 이야기가 실려 있다.

다양한 책 목록을 쭉 살펴보면서.. 그녀와 내가 취향이 상당히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읽은 책들을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읽었을지.. 궁금함이 커지면서.. 하나씩 천천히 읽어보았다.

읽을수록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매력에 퐁당 빠지는 느낌이었다.

어쩜 이렇게 마음에 와 닿는 글이 많은지...

배우로 작품을 통해 보는 모습 외에는 내가 전혀 모르는 이보영.. 이란 사람의 매력을 마구마구 느끼며

한 장, 한 장 아끼면서 읽었다.

또 중간중간 그녀의 수수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면서 아름다운 사람은 크게 꾸미지 않아도..

그냥 있어도 저렇게 빛이 나는구나.. 새삼 느끼기도 했고..

책을 통해서 이렇게도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다시금 놀랐다.


이 책을 읽으며.. 잊고 있었던 책들을 오랜만에 다시 읽고 싶어졌다.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처음 그 책을 읽었던 그날의 느낌은 마음속에 남아 있으니..

오랜만에 책을 펼쳐보면 옛 추억 속으로 빠져들 것만 같다.

잊고 있었던 순간과 생각들을 떠올리게 해줘서 고맙고..

책을 덮은 후에.. 나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보았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릴 적부터 함께 해서.. 너무나도 익숙한 것, 그리고 소중한 친구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고 책은 여전히 내 곁에서..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이 되고,

마음 심란할 때는 좋은 친구가 되고.. 언제나 변함없이 설렘을 안겨 준다.

내가 모르는 세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무식한 나를 일깨우기도 하기에..

책을 좋아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도 했다.

누군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를 들으며..

책 자체에 대해서.. 그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좋았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던 <사랑의 시간들>

앞으로도 생각날 때마다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어른이 된다는 무게감에 짓눌릴 때가 많다. 마음은 시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걸까. 한때 내가 다 자랐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어른인 척 행동해야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고, 경험하지도 못한 세상을 다 안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어린 왕자가 안타까워한 어른의 모습이었다.

   - p. 30 -


『어린 왕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역시 '길들이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린 왕자와 장미꽃, 그리고 여우의 이야기에는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가 다 어우러져 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인연이다.  길들이기란 인연을 이어가는 비밀이 아닌가. 서로를 어떻게 길들이느냐에 따라 인연의 의미가 달라진다. 길들이기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마다 뭉클해진다. 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고 싶은지, 인연들을 잘 쌓아가기 위해 어떤 마음을 기울여야 하는지 『어린 왕자』를 다시 읽으며 돌아본다.

   - p. 31 -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느 나이에 읽느냐에 따라 이해하는 폭이 달라진다는 것은 책이 지닌 신비로움 중 하나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어릴 때 읽었던 고전을 다시 읽는다.

의무감으로 읽었던 그때와는 울림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 마치 다른 책을 새롭게 읽고 있는 것만 같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기에 같은 내용도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인생을 조금이라도 맛본 후에야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을 그때 뭘 안다고 끌어안고 있었을까.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은 뜻밖에 찾아온 흥미로운 여행과도 같다.

   - p. 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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