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판 삼시세끼란 글만 보아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일지 예상이 될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프리랜서 기자 두 명이 1년 동안(2005~ 2006년) 거주 지역 100마일 (160km) 이내에서 생산된 음식만 먹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천하면서..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기록한 것을 책으로 만든 것인데..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30대 기자 커플인 제임스 매키넌과 앨리사 스미스는..
어느 날 우연히 북아메리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 재료들이 평균 1,500마일(서울과 부산을 세 번 왕복하는 것과 맞먹는 거리)를 이동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무작정 충동적으로 원칙을 만들고 시행하게 됐다고 한다.
충동적이라곤 했지만.. 사실 먹거리의 이동거리가 석유 사용량과 거의 비례한다는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생각하지 못 했던 것이라.. 책을 펼치자마자 충격을 먹었고...
내가 늘 먹는 음식 재료들을 생각하게 됐다.
평소 원산지를 꼼꼼하게 살펴보는데.. 솔직히 국내산이라고 해도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쉽게 믿을 수가 없다는 생각과
외국에서 왔다고 해도 그저 멀리서 왔겠다.. 농약이나 방부제 같은 것들만 걱정했지.. 석유 사용량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더욱 읽고 싶어졌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적혀있을지..
과연 이들은 100마일 안에서 생산되는 음식만 먹고 살 수 있는지.. 1년간의 여정~ 과연 어떻게 될까?
처음 그들이 바꾸려고 한 것은 단순한 것이었지만.. 실천해보니 원칙을 지키는데 어려움도 많았고..
그걸 이겨내기 위해 직접 텃밭도 만들게 되고, 각 지역 농업인들이나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관계를 맺게 되고..
건강한 먹거리, 잃어버렸던 자연의 맛에 점점 익숙해지는 과정..
그리고 캐나다의 자연환경과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부모님들이 살던 시대는.. 먹거리가 많지 않았고.. 가격이 높아 먹고 싶어도 못 먹었던 것들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지금 우리는 엄청나게 풍족한 먹거리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해서 신경 쓰며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나도 조금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앞으로는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최근에 자급자족 생활방식을 표방한 TV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야말로 ‘100마일 다이어트’를 읽으면 좋을 시기가 무르익은 셈이다. 이 책에도 오직 낚싯줄과 통발만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등장한다. 부족한 재료들로 한 끼를 정성스럽게 차려내는 아줌마 같은 남자도 있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한 수 위다. TV 속 주인공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오로지 하루 세끼를 챙겨먹는 게 일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무려 1년 365일이 ‘리얼 유기농 라이프’이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요즘은 별 모양 열대과일인 스타프루트와 열대과일의 왕 두리안을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 자본주의의 초고속 세계화야말로 우리의 식탁을 다채롭게 만드는 최상의 방법이자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급속한 세계화로 인해 고유한 음식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다.
-「7월: 모험」중에서
"100년 전에 제조업 분야에 일어났던 것과 비교할 만한 대량 생산 혁명이 음식에도 일어났다." 쉽게 말해 지금 우리는 공장에서 만든 고열량 스낵을 더 많이 먹는다. 이런 경향은 경제학자들이 ‘시간 비용’이라고 부르는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간단한 주문으로 높은 열량을 섭취하기가 어려웠다.
-「10월: 침묵」중에서
그럴수록 지난 몇 달 동안 내가 정말로 행복했다는 사실이 더욱 확실해졌다. 딸기를 따고, 자그마한 채소밭에서 재배한 채소들로 첫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자전거를 타고 농민 장터에 가고, 기적 같았던 밀가루 반죽에 감탄하고…… 모두 굉장히 단순한 순간들이라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12월 : 감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