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책을 내가 기억하기론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아주 서글픈 하나의 서사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병조호란....인조....남한산성....
왕비와 왕자들은 강화도에...임금과 세자는 남한산성에....
남한산성에서 고립되어 싸움도 아닌 싸움, 포기도 아닌 포기......결국엔 살고자 청의 황제 앞에서 삼배를 올리며 우리의 왕은 도성으로 돌아간다....
몇개월에 걸친 남한산성에서의 일을 김훈은 수채화처럼 그려나간다.
한줄 한줄이 쉬이 넘어가지 않지만 작가의 문체를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회한의 눈물과 한숨이 절로 나온다.
꼭 어느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폭탄이 터지는 장면을 하늘에서 팝콘이 떨어지는 장면으로 승화시킨 듯한 그림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
꼭 한번쯤 읽어보기를...이와 같이 이덕일의 조선왕 독살 사건도 함께 읽어보면 더욱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