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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의 책방
  • 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
  • 김광일
  • 17,100원 (10%↓950)
  • 2026-10-06
  • : 355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린아이나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노인을 보기가 더 쉬운 요즘이다. 노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했고, 동네에서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보다 노인들을 위한 주간보호 센터나 재가 방문 등의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환갑만 해도 ‘장수’의 범주에 들어가 동네잔치를 열 정도였지만,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시선도 ‘세 번째 스무 살’이라거나 ‘아직도 청춘’이라 표현하며 노인보다는 중년에 가깝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사회적인 체감과 달리 생물학적으로 떨어지는 신체기능은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하게 한다. 대단한 질병은 아니어도 이곳저곳 몸에서 불편한 신호가 느껴지기도 하고 익숙했던 노동이나 활동에도 며칠의 회복기가 필요하며 나이 듦은 어쩔 수 없다 느끼게 만든다. 이제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는 데 떨어지는 신체기능과 노화를 긴 세월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죽기 전 10년은 다들 ‘앓다가 간다’는 게 일반적인 것처럼 말하는 요즘, 이를 체념하고 혹은 외면하기보다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남은 것 같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 내과 전문의인 김광일 교수는 《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를 통해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을 통해 깨달은 후회 없이 나이 드는 법을 설명한다. 막을 수 없는 노화 앞에 어떻게 나이가 들더라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생물학적 변화를 넘어 심리적·사회적 관점에서 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지, 질병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 배우자·자식·친구를 비롯한 사회적 네트워크, 경제적 준비, 은퇴 후 시간을 보내는 방법 등 현실적인 가이드를 제안한다.


늙는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모두가 늙고 결국은 죽음을 향해 다가가지만 누군가는 노년의 시간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고, 누군가는 질병으로 괴로워하거나 준비 없는 노년으로 고통스러워하며 다가올 마지막만 기다린다. 그런 면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그저 오래 사는 장수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스스로를 움직이며 자신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내 앞가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행복하겠지만, 돌봄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긴 병 앞에 효자는 없다’는 옛말처럼 가족이나 자녀, 부양자와의 관계까지 악화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슬슬 중년을 넘어서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님을 보며, 또 노년의 삶에 두려움이 생기는 요즘의 분위기에 이 책을 통해 어떻게 나이 들고, 어떻게 내 몸을 돌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점을 세울 수 있었다.


책은 노화와 노쇠의 차이, 건강수명과 수명 연장 등 노화와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과 의미, 그리고 쉽게 궁금해하는 의학적인 질문에 답을 내리며 시작한다. 나이 듦으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는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늙어서 쇠약해지는 노쇠는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나이 먹는 것은 모두가 똑같지만 개개인의 건강 상태나 기능에 따라 같은 나이라 하더라도 체감이 다를 수 있고, 이는 수명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은지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보통의 노년 건강에 대해 식단이나 운동계획, 생활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건강한 노년은 몸보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접근법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목표를 만들고, 부족함보다 남아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 질병을 앓더라도 이에 대해 걱정하는 집착을 내려놓고, 타인과의 비교나 인간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거리 두기의 필요성, 지나간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조언이나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미리 생각하는 등의 마음 법칙이 오히려 실용적이고 현실적으로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배우자, 자식, 친구 등 노년을 지탱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과 함께 더 이상 가족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돌봄에 대한 지적은 물론 은퇴 이후 노년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와 시간관리에 이르기까지 노년 생활을 위해 갖추어야 할 광범위한 주제를 포함한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 들어도 무너지지 않는 스스로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식사, 질병관리, 약 복용, 운동과 같은 영역의 건강관리법까지 일상에서의 실천방법도 포함하고 있어 노년이라는 삶 자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포괄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은 노년 건강에 대한 접근을 식사와 운동, 질병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생활과 마음가짐이라는 측면까지 고려한 제안을 담은 책 덕분에 노화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전달뿐 아니라, 실제 노년기의 독자에게는 자신의 미래를 현실적으로 계획하고 그려보며 생활습관을 고쳐나가는 실용서로, 아직 노년기 이전의 청년·중년층에게는 부모님을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의 미래를 위해 미리 노년의 삶을 이해하는 설명서로 읽히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20여 년간 노인 환자를 진료하고 가족과 상담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노인의 치료는 단순히 병 하나를 고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질병이 치료된다 하더라도 이전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고, 또 환자가 처한 경제적인 상황이나 가족과의 관계, 돌봄의 환경이 어떠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질병뿐 아니라 환자의 기능이나 생활환경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잡기 보다, 노년을 앞둔 개인 스스로 혹은 부모님의 노년을 앞두고 미리 이 노년을 ‘준비’한다면 노화를 막을 수는 없어도, 후회 없이 나이 들며 노쇠하지 않은 노년의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마냥 다가오는 게 두려운 노년과 죽음, 그리고 조금씩 떨어지는 신체기능과 질환 등은 사실 외면하고 싶은 주제였다. 조금씩 ‘아이고’ 소리가 늘어나는 부모님을 보며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혹은 나의 미래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잘 늙는다는 것은 몸만 살핀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 식사와 운동, 생활습관이나 약 복용 같은 신체적인 측면뿐 아니라 인간관계나 마음가짐 등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측면까지 고려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노화를 제대로 이해할 때, 병이 있더라도 잘 살아가며 마지막까지 나에게 소중한 것을 지켜낼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노화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맞이할지는 지금부터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노년을 맞이했더라도 남은 삶을 후회 없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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