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얼마 전 TV 인터뷰에서 배우 김혜수가 한 이야기가 큰 화제였다. “과자 드시지 마세요. 과자 먹으면 건조하고 못생기게 살쪄요.” 이처럼 같은 칼로리를 가졌다 하더라도 어떤 음식은 몸에 이로운 기능을 하고, 어떤 음식은 건강을 해치거나 살을 찌우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음식이나 레시피가 유행하며, 자극적이고 입에 맛있는 음식을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 채소나 최대한 조리를 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메뉴를 고를 때면 이런 부분은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고작 ‘한 끼니’의 식단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의 건강과 노화, 수명에 많은 영향이 미친다고 한다. 데이비드 콕스는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다》를 통해 유전이나 운명이라 생각하기 쉬운 노화를 하루 세 끼 식단에 초점을 맞춰,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식단원 원칙에 대해 이야기한다.
30대 중반인 작가 스스로 피험자가 되어 식단 개선만으로 얼마나 신체의 많은 수치들이 변화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주며, 고작 먹는 것 하나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 생각하기 쉬운 마음에 하루 세 끼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과 나아갈 방향을 일깨워 주었다.
나 역시 몇 해 전부터 고지혈증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약을 먹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것이 ‘나이 듦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가족력이 있기에 좀 더 식단과 건강 관리에 신경 썼어야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약을 복용하게 되었음에도 지금에 와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먹는 식단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치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노화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작가는 노화를 가속화하는 식습관 10가지를 설명하며, 우리가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첫 번째는 과식으로, 신체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과도한 열량 섭취는 몸을 빨리 닳게 만든다는 것이다. 보통 40대가 넘으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시작해 ‘나잇살’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질적으로 신체 대사가 떨어지는 것은 60대 이후라고 한다. 과식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몸매에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서 근육이 빠져나간 자리를 지방으로 대체함으로써 여러 가지 추가의 질병을 초래하는 문제점을 가져온다.
두 번째는 AGE(최종당화산물)로, 이는 설탕 등 당류를 섭취할 때 그리고 고기를 굽거나 튀길 때 쌓이는 독소를 말한다. 과일이나 식재료 자체에서 자연적으로 함유하고 있는 당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음식들이 늘어나고, 이를 자주 찾는 식습관이 몸에 AGE를 쌓이게 한다는 것. 체내에 AGE가 많아지면 염증 수치가 올라가면서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된다.
세 번째는 초가공 식품이다. 초가공 식품은 유전자의 작동 방식을 바꾸어 자꾸만 그 음식을 찾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섭취할 때 몸의 염증 수치가 올라가며, 높은 열량으로 살을 찌게 만들지만 영양학적 불균형과 퇴행성 노화에 영향을 준다. 자연식품의 비중을 높이지 않는다면, 먹는 양을 조절한다 하더라도 노화나 다이어트에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네 번째는 미량영양소 결핍이다. 미량영양소는 세포 손상의 원인을 제거하고 DNA의 안정성을 지킨다. 하지만 우리의 식단 내에서는 비타민 K나 비타민 D, 비타민 B 등 특정 미량영양소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 또한 앞서 언급한 가공식품과 연결되는데, 자연식품에서는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식품을 통해 골고루 섭취하는 식단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다섯 번째는 식이산 부하 불균형이다. 몸이 산성이 되면 뼈와 신장이 희생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의식적으로 고기를 통해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신경 쓰지만, 그러면서도 채소나 과일 섭취 등은 많지 않고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절제하는 등의 식단 불균형으로 인해 신체 내에서는 식이산 불균형이 일어난다. 과일과 채소, 허브를 더 챙겨 먹고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며, 동물성 단백질에만 의존하지 않고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이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유익한 지방의 부족이다. 오메가-3가 부족하면 뇌와 심장이 늙기 때문에 건강한 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식단 개선이 필요하다.
일곱 번째는 파이토케미컬 부족으로, 겨자잎 실험을 통해 이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발달한 것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다. 이는 식물의 맛과 향, 색을 결정하는데 색상에 따라 심혈관 질환 예방이나 시력 보호에 도움을 주는 등 우리 건강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파이토케미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색깔과 종류가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이 가져오는 회복력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여덟 번째는 식이섬유의 부족이다.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장이다. 장에는 각종 유익균이 있기 때문에, 식이섬유가 부족해 장이 굶게 되면 우리의 면역력 역시 함께 굶게 된다는 것으로, 발효식품이나 고 식이섬유 식품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홉 번째는 유전자를 무시한 식습관이다. 사람에 따라 각기 취약한 장기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일관된 정답을 가져오는 식단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건강 상태나 유전적인 특징을 고려해 식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러준다.
마지막 열 번째는 잘못된 식사시간이다.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언제’ 먹느냐에 달라진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유전적인 특징을 고려한 식습관처럼, 개인의 생체시계에 따른 식사가 중요하며 표준 식단을 무조건 적으로 따르기보다 유동적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가길 권장한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쩌면 단순한 메시지를 지닌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처럼 신체의 대사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60대 이상에 접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금 내 건강 상태, 노화나 대사질환은 내가 먹는 식사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 가공식품이나 과한 당분 섭취를 자제하고 최대한 자연식품을 식단에 많이 포함해 골고루 다양한 음식에서 영양분을 얻는 것. 그리고 개인의 유전이나 생체 특성에 맞춰 표준 식단에 강박을 받지 말고 유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렇게나 내 건강과 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은 살이 찌면 쉽게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약을 찾거나, 금식이나 단식 같은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단백질 섭취만 하고 탄수화물은 자제하는 등 일시적인 해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건강 수명을 늘리고 대사질환을 방지하며,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가 오늘 먹는 음식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건강을 위한 식단이라고 하면 ‘식탁에서 이 음식은 무조건 치우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양의 불균형에 초점을 맞춰 무엇이 부족한지를 차근차근 일러주는 다정한 조언은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하다못해 노년층에서도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건강 문제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를 남겼다.
요즘은 백 세 시대가 다가온다고는 하지만 40대가 넘어서며 슬금슬금 몸무게가 늘어나고, 죽기 전까지 각종 대사증후군으로 남은 평생을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그만큼 인생의 말년에 10-15년씩 병을 앓다가 가는 사람이 많기에 두려움이 앞서곤 한다. 누구도 노화를 피할 수 없지만 누구든 노화 시계의 속도는 되돌릴 수 있다는 책의 메시지는 실행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과 함께 건강한 미래를 위한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도와주었다.
꼭 10가지의 모든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부담이 아니라,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는 것. 작게는 당장 마주할 한 끼 식사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 설렘으로 다가온다. 건강 수명과 기대 수명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중, 노년층은 물론 식습관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현대인들 누구에게나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변화의 작은 씨앗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