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배의 말에는 유머코드가 적지 않다. 실제 그는 '개그콘서트' 등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 게 취미라고 한다. 책 <호의에 대하여>에도 곳곳에 유머가 숨어 있다. 몇 가지만 살짝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설을 쇠면 마흔여섯 살이 된다. 불혹을 넘기고 지천명에 다가서는 나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이 아니라 남을 유혹하지 못하는 불혹이 되었을 뿐.
-우리 일행 중에는 천왕봉 일출을 처음 보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세 번째 일출을 보았다. 우스갯소리로 3대째 죄가 없어야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럼 나는 도대체 몇 대째 죄가 없다는 말인가?
-잎이 일곱 개여서 칠엽수라고 이름을 붙인 모양인데, 잎이 실제로는 다섯 개에서 일곱 개인 모양이다. (...) 잎이 일곱 개라고 보아 칠엽수라고 지었는데 실제로 다섯, 여섯, 일곱 장이면 개명을 해야 할까? 오육칠엽수?
그러고 보니 나의 필명 자작나무는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 개명을 해야 하나? 평민나무?
-산악회 회장을 맡은 친구는 아는 게 너무 많다. 논쟁하다가 말문이 막히면 "너의 지식은 네이버 지식이라 깊이가 없다"라는 식으로 방어를 하곤 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미안한 일이다. 친구에게, 네이버에게, 그리고 다음에게 미안하다.
-소송 사건은 우산 때문에 조정되었지만 그 우산 때문에 우리 집에는 사건이 하나 생겼다.(이건 해당 꼭지를 다 읽어야 웃음이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