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너무 독서에 소홀했기에 다시 열심히 읽어보자고 다짐하며 다짐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 아껴두었던 [산마처럼 비웃는 것]을 꺼내들었다. 도조겐야 시리즈는 책 두께 때문에 항상 망설여지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면 도조겐야의 매력적인 언행과 발생되는 사건, 추리하는 과정과 반전이 담긴 결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산마처럼 비웃는 것] 역시 그랬다.
- 성인참배를 치루다 산 속에서 괴이현상과 마주친 후 두려움에 떨며 정신이상 증상을 보이게 된 노부요시는 자신의 경험담을 글로 담아 겐야가 글을 투고하는 출판사에 보낸다. 자신과 비슷한 그의 가정환경에 묘한 이끌림을 느낀 겐야는 노부요시가 경험한 괴이현상을 풀이해 그의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 하도로 향하게된다. 그러나 겐야가 하도에 도착한 다음날.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도조 겐야 시리즈는 항상 원인발생 -> 여행 -> 살인사건 발생 -> 현장 탐방 -> 겐야의 활약 -> 반전 -> 또 한 번의 반전 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현장 탐방의 과정이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구석구석 범인에대한 단서를 숨겨놓고, 장면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견뎌내면, 내가 놓친 단서들을 토대로 사건을 해결하는 겐야의 활약을 짜릿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반전. 겐야는 항상 (일부러 그러는지) 두 번의 반전을 주는데, 한 번의 반전으로 방심하게 만든 다음 두 번째 반전으로 충격의 전율을 선사한다. 섬세한 묘사와 매력적인 겐야의 언행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지만, 두 번의 반전이 주는 짜릿함은 뭐라 말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 나는 미쓰다 신조 작품들 특유의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사랑한다. 아마 애매한 미스터리, 애매한 호러, 애매한 추리물의 혼합이라는 느낌에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담으면서 익살스럽기까지 한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그래서 아마 미쓰다 월드에 한 번 빠진 사람들은 두 번 다시는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산마처럼 비웃는 것] 또한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