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키 문구점]을 너무 재미있게 들어서 오가와 이토의 다른 작품 [츠루카메 조산원]을 듣고 다음 오디오북으로 고민없이 [츠바키 문구점] 다음 이야기라는 [반짝반짝 공화국]을 선택했다. 그런데 너무 같은 작가의 작품을 연속으로 들은걸까? 같은 분위기, 같은 결의 감동적인 작품이었지만, 이번 작품을 들으면서 완전히 지쳐버렸다. 주인공의 뇌절이 너무나도 심했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공화국]은 [츠바키 문구점]의 속편으로 주인공의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두 가족이 한 가족이 되며 생기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로 누군가의 삶을 깊숙이 훔쳐보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전작과 같은 문체, 같은 결의 이야기로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따스한 내용이지만, 주인공의 내밀한 곳까지 훔쳐봐서 그런걸까? 너무 어거지로 감동을 주려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이 많아 눈살이 찌푸려졌다. 작가가 감동을 주기위해 억지부렸다기 보다는 주인공이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 자체가 타인이 봤을 때 뇌절로 느껴지는 것에 가깝다. 감동에 젖어 편안한 마음으로 듣다가도 중간중간 인상을 찌푸리며 “어우 이건 너무갔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었다. 그 순간 이전에 받았던 감동은 와장창 깨어지고 말았다.
-당연히 이건 나의 개인적인 감상이다. 내가 너무 비슷한 감동을 연속적으로 받아서 그럴 수도 있고, 타인의 삶을 너무 깊숙히 들여다봤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나와 결이 맞지 않는 감동 포인트를 가진 이야기인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뇌절의 끝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