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오래전 뮤지컬로 드라큘라 를 보았더랬다. 엄청 유명한 가수가 주인공으로 나왔는데, 뮤지컬 배우로서는 막 시작하는 단계라, 연기가 몹시 어색하게 느껴진 것이,드라큘라에 대한 첫 기억이다. 그런데 뤽베송 감독이 '드라큘라'를 영화로 만들었다고 해서, 다시<드라큘라>를 읽어 보고 싶어졌다.그것도 '사랑'에 방점을 두었다고 하니, 완전 다른 시선으로 해석된 드라큘라를 보게 될 것 같은 기분. 해서 원전을 먼저 읽어 보기로 한 것인데, 최근 읽은 고전 소설 가운데 가장 흥미를 느끼지 못한 작품이 된 것 같다.
드라큘라 성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인줄 알았다.그런데 조너선 하커라는 변호사가 그곳에 감금되었다 탈출하게 되고,미나의 절친 루시가 흡혈귀가 되는 과정...에서 뭔가 공포스러움도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저마다, 편지와 일기라는 형식으로 들려주는 형식이라 무언가를 상상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게다가 삽화로 등장하는 그림들은 지나치게 유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 솔직히 있었다. 그런데 '사랑'에 방점을 둔 뤽베송 감독의 시선이 궁금해서 참아가며 읽었다. 덕분(?)에 어느 순간 작가는 왜' 드라큘라'를 쓰고 싶었던 걸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소설이 생각보다 재밌지 않아서 하게 된 질문일수..있는데, 그 순간 '연금술' 을 떠올렸다. 자연스럽게 과학과 민간신앙의 충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러니한점은, 전설을 그저 미신이라 치부했으면서, 과학이란 자원을 가졌다고 자부했으면서, 정작 흡혈귀와 싸우기 위해사용한 건 민간신앙도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뤽베송 감독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피를 찾아 나서는 드라큘라 백작을, 사랑에 갈망하는 인물로 그렸을까..궁금해진다.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특별히 로맨스를 상상할 만한 장면이 보이지는 않았다. 미나는 잔다르크 같은 느낌이었고, 루시는 사랑에 대한 존재감이 피력되지 않았다. 미나가 조너선을 사랑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온 것도 아닐테고.. 영화는 소설과 아주아주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소설을 끝까지 읽으면서 드라큘라의 존재감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전혀 공포스럽지 않았다는 말이다.그보다는 드라큘라를 찾으려고 원정을 나선 이들의 모험기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독한 사랑의 감정을 어디서 느껴야 할지.흡혈귀는 피에 굶주린 괴물이었을 뿐이고,잔다르크같은 미나는 모든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해서 역설적으로 뤽 베송 감독의 영화가 궁금해졌다.조금은 지루하게까지 느껴진 모험기에서 400년을 뛰어넘는 로맨스를 어떻게 그려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