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를 애정하지만,딱 한가지, 책 읽으면서 여유롭게 커피 마실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점이었다. 그런데 마침내 찾았다. 도서관.숲가까이 자리한 도서관이라 좋았다.크지 않은 도서관이라, 한 눈에 책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좋았지만,서가를 둘러보다, 읽어야겠다고 생각만 했던 < R.U.R >이 보여서 반가웠다.

소설인줄 알았는데, 희곡(연극대본)이다. 읽는 내내 100년 전 체코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미래를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예견할 수 있었을까 경외감이 들었다.(미래형 소설도 아니었을텐데..)
엄밀히 말하면 작픔 속 로봇은 지금 우리가 쓰느 기계공학적 '로봇' 개념과는 결이 다르다. 체코어로 강제노동을 뜻하는 '로보타'에서 유래했듯,작가는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기계처럼 소모되는 자본주의 부속품으로 인간을 상상했던 건 아니였을까 그러나 놀랍게도 오늘날 로봇과 AI가 인간의 자리를 점점 대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작품 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다. 우리는 지금 로봇 기술이 가져올 장및빛 그림만 상상한다.그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
"(...)가난이 없어지는 겁니다.그래요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지겠죠.하지만 앞으로는 일이라는 것 자체가 없을 겁니다.모든 일을 살아 있는 기계들이 할 테니까요.사람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들만 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사람은 더 완벽해지기 위해서 살게 되겠죠?"/57쪽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가난이 사라질까? 작품 속 로봇은 인간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지만, 지금 현실에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야금야금 대신하고 있는 현상 자체가 인간의 입장에서는 이미 소리 없느 '로봇 혁명'으로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덫에 걸려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는데, 여전히 로봇을 인간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져 있는 건 아닐까...
로봇이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인간이 자리는 더이상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로봇이 점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게 된다면...책 속에서 언급된 것처럼 저주받은 낙원에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그러니까.인간은 로봇의 편리함을 지혜롭게 다스려야 한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로봇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빼앗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같은 존재로..나아가게 될 수 있기를...